지뢰밭 제거해 “기업하기 좋게”
홍성규 기자
수정 2008-07-25 00:00
입력 2008-07-25 00:00
행정형벌 개선 의미·문제
●양벌규정 둔 법률 모두 424개
현행 법률 중 기업 활동과 밀접한 분야에서 종업원의 잘못을 기업주에게까지 책임지도록 하는 양벌규정을 둔 법률이 모두 424개다. 산업·건설 분야에 97개, 재정·경제 분야에 83개가 집중돼 있을 정도로 “도처에 지뢰밭이나 다름 없다.”는 게 기업하는 사람들의 하소연이다.
양벌규정으로 처벌된 법인만 해도 2005년 2만 7481건,2006년 3만 4887건, 지난해 3만 6926건이다.
법무부는 기업인들의 이런 애로사항을 없애기 위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경우 ▲업무와 관련된 경우에 한정해서 양벌규정을 두고 형벌도 벌금형으로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국민의 21% 1035만명 전과자
법무부가 지난 2004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행정의무를 위반한 경우 형벌을 부과하는 처벌형 법률이 83.1%나 되는 반면, 개선이나 시정을 명령하는 설득형 법률은 2.6%에 불과했다. 아차했다가는 국민 누구나가 전과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까지 국민의 21%인 1035만명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전과자가 됐을 정도다. 국민의 법 무시보다는 지나친 형벌주의가 전과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이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행정형벌 151개를 과태료로 전환해 전과자 양산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하지만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협하거나 먹거리 안전성을 해치는 행위는 지금처럼 형벌을 두기로 했다.
●“기업에만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
일각에선 기업에만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 기업주의 책임을 지나치게 면제해주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현상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청소년 유해매체물·유해업소 등에 대한 검사 및 조사 거부 방해 행위를 과태료 처분하고 성병 검사를 받지 않은 종업원을 고용했을 때 처벌하도록 한 규정을 폐지하기로 한 계획 등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1월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의 양벌 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 법률 전체에 흩어져 있는 양벌규정을 현실에 맞게 손질할 필요가 있고, 이번 사업으로 경영·관리 능력이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종업원의 범죄사실 만으로 처벌되지 않게 되는 실질적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태료 전환 방침은 해당 부처들의 조사와 의견을 기초했고, 이중처벌 소지나 현재 실태에 맞지 않는 것을 위주로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08-07-25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