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는 아들 허리휘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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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 기자
수정 2008-07-22 00:00
입력 2008-07-22 00:00

학교운동부 비용 학부모가 부담

아들이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버지 A씨는 야구 뒷바라지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야구부의 모든 비용은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야구부 학부모는 월 훈련경비를 30만원씩 내고, 전국대회가 열리면 버스 대절 비용부터 식비까지 대고 있다. 심지어 감독과 코치의 4대 보험비와 월급도 학부모가 책임진다.

버스 대절·식비부터 4대보험·감독 월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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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시교육청의 ‘2008년도 학교별 운동부 지원현황’에 따르면 서울지역 초등학교 야구부 27곳 가운데 예산 지원을 받는 학교는 강동구 B초등학교 한 곳뿐이다. 이 학교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675만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다른 학교는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교육 당국의 운동부 지원은 철저히 성적이 우수한 학교에 돌아간다. 중학교도 마찬가지다. 서울지역 중학교 야구부 가운데 예산지원을 받은 학교는 강북구 C중학교 한 곳에 불과했다. 이곳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700만원을 지원받았다.

교육당국에서 지원 받은 학교 수는 최근 3년간 급감했다.2006년에는 7개 중학교에 605만원,6개 초등학교에 700만원이 지원됐으나 올해는 B초등학교와 C중학교로 집중됐다.

교육당국, 성적 좋은 학교만 차등지원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부모가 돈을 대고 있지만 운동부 감독 선임 권한은 학교장이 갖고 있다. 지원이 전혀 없어 마치 ‘동호회’ 취급을 받고 있는데도 실제 모든 권한은 학교장이 쥐고 있는 셈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해 모든 학교를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비인기 종목을 중심으로 지원 하다보니 야구 등 인기 종목 지원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전국규모 대회에서 우승한 학교나 가능성이 있는 학교를 엄정 심사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익부빈익빈 경쟁 논리 ‘멍드는 동심´

학부모 A씨는 “3년 전 야구부를 둔 서울 초등학교는 37곳이었지만 운영이 힘들어 10곳이 없어졌다.”면서 “성과로만 지원하면 꿈을 키워나가는 어린 아이들의 절망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운동부 지원 관련 공약을 낸 후보가 없지만 지원 의사를 밝힌다면 수만명에 이르는 운동부 학부모들의 호응이 클 것”이라면서 “학부모들이 네트워크를 구성, 선거법 범위 내에서 온·오프라인을 이용해 지원 운동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은자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엘리트 체육이라고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이런 현실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면서 “어린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경쟁논리만 내세우면 동심은 피멍이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8-07-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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