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 피격 파장] ‘피격’ 접수 → 대통령 보고 105분 ‘거북이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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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기자
수정 2008-07-14 00:00
입력 2008-07-14 00:00

구멍뚫린 위기대응시스템

금강산 피격사건과 관련해 청와대의 위기대응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늑장 보고와 판단 착오 여부가 핵심 논점이다.

李대통령 “시스템 개선하라” 진노

11일 오전 5시쯤 발생한 금강산 피격사건이 8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1시 30분에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되기까지 과정은 그야말로 ‘거북이 보고’의 연속이었다. 현대아산으로부터 건네받은 북측의 일방적 통보내용 외에 아무런 정보도 손에 넣지 못한 정부 관계자들은 사건의 갈피를 잡지 못해 허둥지둥했고, 상부 보고는 단계마다 지체됐다.

현대아산-통일부를 거쳐 청와대가 처음 피격사건을 인지한 시점부터 따져도 이 대통령에게 보고되기까지 1시간 45분이나 걸렸다.

이튿날인 13일 이 대통령은 진노했다. 관계부처장관회의에서 “통일부로부터 청와대 관련 비서관을 통해 내게 보고되는데 무려 두 시간 이상 걸린 것은 정부 위기대응시스템에 중대한 문제가 있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위기대응 시스템의 개선방안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 정부의 위기대응시스템에 구멍이 뚫렸음을 인정한 것이다.

靑 “합참, 최초 질병사로 보고해 혼선 빚어”

청와대 관계자는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보고된 건강이상에 따른 사망설로 인해 한때 혼선이 빚어졌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참은 “군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판단을 내릴 수 있겠느냐. 우리가 청와대에 따로 그런 보고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해 양측이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화제의´ 연설문 수정놓고 수석간 논쟁

보고 지연과 빈약한 정보는 결국 이 대통령의 상황 판단에 영향을 미쳤고, 아무 일 없는 듯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이 대통령의 국회 연설로 이어졌다. 청와대는 피격사건을 보고받은 뒤 이 대통령의 국회 연설문에 담긴 대북 대화제의를 그대로 둘 것인지, 뺄 것인지를 놓고 맹형규 정무수석과 박형준 홍보기획관, 이동관 대변인이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이들 중 2명은 삭제 또는 표현 완화를 주장했으나 1명이 그대로 갈 것을 주장해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변인은 13일 기자브리핑에서 “남북대화 제의는 큰 틀에서 남북관계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이번 돌발사건과는 별개라는 판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2008-07-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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