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편의 영화를 매개로 청소년들과 대화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황수정 기자
수정 2008-05-30 00:00
입력 2008-05-30 00:00

15세 소년, 영화를 만나다/이대현 지음

해방구 없는 이 시대의 청소년들에게 영혼의 ‘밥’이 될 수 있는 게 어쩌면 영화가 아닐까.

‘15세 소년, 영화를 만나다’(이대현 지음, 다 미디어 펴냄)는 제목에서부터 책의 출발 의지를 선명히 드러낸다. 이 땅의 15세라면 보통 중학교 2학년. 일간지 영화전문 기자를 오래 지낸 지은이는 가치관과 문화적 취향이 한창 왕성하게 뿌릿발을 내리는 청소년기의 한 지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15세 아들을 둔 덕분에 책은 훨씬 더 생생한 현실감각을 견지했다. 사랑, 가치관, 소통, 관계, 운명, 평등, 타인에 대한 존중, 사회적 책임….40여편의 스크린 화제작들을 엄선해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주제들로 이야기 갈래를 나눠 청소년 독자들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우선, 영화를 통해 팍팍한 우리 삶에도 얼마든지 꿈꿀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사실을 에둘러 귀띔해 준다. 올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면 어떨까. 비록 패배를 하더라도 승리를 위해 땀흘리는 과정이 아름답게 부각됐듯 인생도 그와 마찬가지라고 지은이는 15세 독자들의 어깨를 다독거린다. 삶의 비의(秘義)를 일깨워 주는 과정에 ‘잠수종과 나비’‘어거스트 러쉬’‘말아톤’ 등의 다양한 영화들, 일본 미우라 시온의 소설 등이 두루 동원돼 요령 좋게 교직한다.

지난 4월 국내 개봉한 따끈따끈한 할리우드 신작 ‘버킷 리스트’를 독자들로 하여금 새삼 현재의 좌표와 주변을 둘러보게 하는 동인으로 삼았다. 실제 15세인 청소년 셋을 참여시킨 설정이 돋보인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이들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의 목록’(버킷 리스트)을 10가지로 정리한 대목 등에서는 독자와 적극적으로 교감하려는 책의 의지가 엿보인다.



특정 주제에 갇혀 있지 않은 덕분에 한결 자유로운 책읽기가 보장된다. 장진 감독의 ‘아들’, 한재림 감독의 ‘우아한 세계’, 박규태 감독의 ‘날아라 허동구’. 세 편의 영화를 모아 놓고 한번쯤 아버지의 의미를 생각해 보라고, 밝은 시력을 빌려 주기도 하는 책이다.1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8-05-30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