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폐지, 사회적 합의 전제돼야”
현 정부 들어 언론중재법 개정 논의는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첫 번째는 포털을 중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의견이 대체로 모아진 상태다. 신 차관은 지난, 9일 “신문·방송 등 기존 매체에 비해 인터넷 매체의 보도 피해에 대해서는 대응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포털 사이트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17대 국회에서도 노웅래 통합민주당 의원과 박찬숙 한나라당 의원 등이 포털을 중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특히 노 의원 안은 언론중재위원회에 포털 기사에 대한 기사삭제권과 게시중지청구권까지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언론중재위 관계자는 “노 의원 안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포털을 법에 포함시키는 데 대해서는 학계나 시민단체에서도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언론중재법 자체의 무용론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인 손태규 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16일 제주KAL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세미나에서 “언론중재위는 언론 통제를 의도한 전두환 정권의 언론기본법에 의해 탄생했다.”면서 “언론중재위를 폐지하고 법원에 전담 재판부를 둬 언론에 의한 일반 국민의 피해 구제를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으로 인한 힘 없는 국민의 피해 구제 명목으로 설립됐으나 힘 있는 정부나 공무원들이 언론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위원회가 변질됐다는 주장으로, 다분히 정부의 중재신청이 급증(1994년 541건→1999년 641건→2006년 1087건)했던 참여정부의 사례를 의식한 지적이다. 신 차관은 그러나 “언론중재법 폐지를 위해서는 명예훼손 피해를 입은 사람들간의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언론중재위 관계자 또한 “언론중재법은 신속성을 요하는 언론 피해구제의 특성상 법원으로 갈 경우 확정판결까지 시간이 너무 걸리는 폐단을 막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면서 “손 교수의 말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교수의 주장은 그다지 동의를 얻고 있지는 못하지만, 방통심의위 부위원장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예의주시되고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