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라운지] 서울시청 감독으로 돌아온 ‘우생순’ 스타 임오경
수정 2008-05-16 00:00
입력 2008-05-16 00:00
“핸드볼 열기 제가 키워 가야죠”
다음달 중순 창단을 목표로 세운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다. 올해 초 서울시청의 감독직을 수락한 그는 지난 12일 선수단을 확정,13일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고민 많이 했어요. 일본에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고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거든요. 그런데 후배들에게 기를 불어넣어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결국 피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더라고요.”
그로선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일본 실업팀 히로시마 메이플레즈에서 감독 겸 선수 생활을 하면서 아마추어 수준이었던 팀을 10여년간 8차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강팀으로 만들었다. 성공의 크기가 큰 만큼 버리기가 쉽지 않았다.14년간 살면서 일본 생활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것도 커다란 걸림돌이었다. 그가 2년 전 처음 서울시청 감독직을 제의받고 고민했던 이유다.
“아직도 겁이 많이 나요. 사회생활을 일본에서 시작했고, 아직 국내 환경에 적응도 안 됐고요. 그동안 여자라고 이유 없이 욕도 많이 먹고 울기도 많이 했지만 이겨 왔습니다. 올바르다고 생각하면 나아가고, 내 일에 충실하고 좋은 성적을 내면 된다고 마음먹으니 편안해졌어요.”
특히 실력보다 인성을 중요시하는 지도방식을 한국에 정착시키겠다고 했다.“요즘 실력 있는 선수들이 자주 말썽을 부려요. 사람이 되고 나서 운동을 해야 합니다. 난 내 자식에게도 매너는 철저하게 가르칩니다.‘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으면 밥을 안 줘요. 단체경기는 건방진 선수가 있으면 우승해도 기쁨이 적습니다. 어려울 때 도와 주고 아픈 사람 위로해 주고 힘든 역경 속에서 우승했을 때 기쁨이 두 배가 되고 뭉치면 힘도 곱빼기로 발휘합니다. 팀워크가 중요한 것이죠.”
그의 국내복귀 조건은 그리 좋지 못하다. 연봉이 일본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그는 “이런 연봉을 보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하지만 돈 때문에 세상을 사는 것은 아닌 만큼 내가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후배 양성, 국내 핸드볼 발전을 위해 복귀를 결정했다는 것. 그는 오뚝이 인형을 좋아한다. 힘들 때 툭 건드리며 “오경아, 일어나.”라며 위안을 삼는다. 그가 이번에도 역경을 딛고 성공 신화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임오경이 걸어온 길
●출생 1971년 12월11일 전북 정읍생
●가족 동갑내기 남편 박성우(배드민턴 국가대표 출신)와 딸 세민(8)
●학력 정읍 동신초-정읍여중고-한국체대
●주요 경력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 95년 세계선수권 MVP,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득점왕,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
2008-05-1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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