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와 부인 예안이씨의 사랑·이별·죽음
문화전문 기자
수정 2008-04-26 00:00
입력 2008-04-26 00:00
그 가운데 ‘도망처가(悼亡妻歌)’는 유배지 제주에서 부인의 죽음을 뒤늦게 알고 이미 세상을 떠난 부인에게 보낸 것.
“내세에는 부부가 바꿔 태어나 내가 죽고 그대가 살아 나의 이 슬픔과 고독을 그대가 알게 하리.”
유정숙 무용단이 30일 오후 8시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올리는 신작 ‘직금도(織錦圖)’(유정숙 안무, 조주현 연출)는 이 ‘도망처가’에서 모티프를 딴, 추사와 그 부인 예안이씨에 얽힌 이야기이다.
‘직금도’란 비단에 수를 놓아 편지 대신 보내는 서신이나 시. 사무치게 보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정인에게 금실로 정성들여 수놓아 보낸 일종의 연서인 셈이다.
유정숙 무용단의 새 작품 ‘직금도’는 추사와 애절한 사랑을 나눈 예안이씨를 ‘직금도’라는 특별한 상징을 통해 무대 위에 살려 낸다. 두 사람의 사랑과 헤어짐, 그리고 죽음까지를 춤 언어로 풀어 놓는다.
예안이씨는 열아홉살에 추사와 혼례를 올렸는데 두 사람의 사랑은 애틋하고 각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추사가 당쟁에 휘말려 오랜 유배생활을 했던 탓에 두 사람은 오랜 시간을 떨어져 살아야 했다.
그렇게 떨어져 살던 중 예안이씨가 세상을 떠나자 추사는 여생을 혼인하지 않고 글, 그림에만 몰두해 살았다.
작품은 몇 달간 정성껏 직금도를 한땀한땀 수놓았을 부인 예안이씨의 입장에서 풀어 간다. 몸은 따로 있으되 마음만은 함께 한 각별한 시간들과 헤어짐, 그리고 죽음….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간절함을 오랜 시간 정성들여 금실로 수놓았을 주인공의 내면을 표현하면서 첫 만남과 혼례, 사랑을 반추하는 흐름이다.
김정희의 제주도 유배와 예안이씨의 힘들고 고단한 삶, 그리고 부인의 죽음을 노래한 ‘도망처가’에 얽힌 이야기들이 여백의 미를 살린 한 폭의 수묵화처럼 은은하게 풀어진다.(02)2263-4680.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2008-04-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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