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석수석 ‘自耕확인서’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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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웅 기자
수정 2008-04-26 00:00
입력 2008-04-26 00:00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자신의 영종도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최근 청와대에 제출한 ‘자경(自耕) 사실확인서’를 놓고 당사자들이 엇갈린 진술을 펴면서 진위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수석이 최근 재산공개를 앞두고 청와대에 제출한 ‘자경 사실확인서’의 작성자 중 1명으로 기재돼 있는 영종도 운북동 통장 김모(56)씨는 “지난 20일 해당농지의 공동소유주인 추모씨 등 3명이 찾아와 자경확인서를 요청하기에 영농회장 양모(49)씨와 함께 작성해 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추씨 등이 ‘농사를 짓는다는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겠느냐.’고 묻기에 ‘자경을 확인할 수 있는 서식이 하나 있다.’고 말했고, 이에 그들이 써달라고 해서 나와 양씨가 확인서에 직접 도장을 찍어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땅을 박 수석 남편 이모씨로부터 위탁받아 농사를 지어온 양씨는 25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경확인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양씨는 “가끔 땅 주인들이 찾아와 못자리 작업 등을 부탁하면 품삯을 받고 일해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자경확인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재산신고를 나흘 앞둔 지난 20일 박 수석이 직접 경작한 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해 청와대에 제출한 ‘자경 확인서’에는 이들 두 사람이 공동 날인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문제의 논은 박 수석의 남편 이모씨와 김모씨 등 지인 3명이 2002년 6월 공동매입한 3755㎡ 크기로, 현지 주민에게 품삯을 주면서 대리경작을 해 온 것으로 확인했다.



매입 이후 양씨 등 마을 주민들이 해마다 농사를 지어 주고, 땅주인에게 임차료 대신 수확한 쌀의 일부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논 가격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3.3㎡당 2002년 1월에는 17만 4000원이었고, 지난해 1월에는 45만 2000원으로 배 이상 올랐다. 영종도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2002년 당시에는 3.3㎡당 30만원대에 거래됐고, 요즘은 120만원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박 수석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농지의 공유자들이 직접 영농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 농지소유가 되는 줄로 알았다.”면서 “투기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정법의 구체적 내용을 잘 모른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관련규정에 따라 매각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부인 이름으로 춘천 지역의 농지를 소유해 박 수석과 함께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반드시 직접 경작해야 한다는 실정법의 구체적 내용을 몰랐다.”며 “규정에 따라 농지은행에 위탁을 하거나 매각하는 등의 적법한 조치를 바로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03년부터 매년 농지이용 실태를 조사해 왔지만, 박 수석 남편 등이 공동 소유하고 있는 이 논에 대해 계속 ‘자경(소유주가 직접 농사를 짓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 ‘부실조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농지가 휴경 상태가 아니고 대리경작 사실이 신고 등으로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한 소유자가 농사를 지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현행법상 일부 경작은 위탁도 가능해 위법성 여부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서울 진경호 영종도 황비웅기자 jade@seoul.co.kr

2008-04-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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