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마니 패션제국/레나타 몰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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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 기자
수정 2008-04-25 00:00
입력 2008-04-25 00:00

가감없이 까발린 ‘패션제왕’의 실체

1980년대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는 부유층 여성만 상대하는 남창에 관한 이야기다. 상류층 여성을 만나면서 시시각각 매력적이고 이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주인공의 변신이 눈부시다.

당시 주인공을 맡은 리처드 기어가 바꿔 입고 나왔던 정장은 곧바로 패션리더들의 화두로 등장했다.

은근하면서 우아하고 기품있는 스타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떠오르는 디자이너가 의상을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잭 니콜슨, 데이비드 베컴 등 유명인들이 앞다퉈 구매했다.1975년 문을 연 패션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불과 5년여 만에 세계 최고의 명품브랜드 반열로 오르는 순간이었다.

패션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74). 세계 37개국 290여개 매장에서 연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패션왕국의 제왕이다. 이탈리아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레나타 몰로가 쓴 그의 전기 ‘라이프스타일 창조자 아르마니 패션제국(이승수 옮김, 문학수첩 펴냄)이 출간됐다. 저자는 아르마니의 친구 등 주변 인물들을 공략해 얻어낸 정보를 바탕으로 베일 속에 가려진 그의 실체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길지 않은 역사의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세계 최고의 명품으로 만든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남성과 여성을 섞는,‘성 융합’이었다.1970년대 화려하게 멋을 낸 여성복 트렌드에 도전한 아르마니는 중성적인 우아함을 갖춘 실용적인 패션으로 승부했다.

또한 딱딱한 이미지의 남성복 트렌드에 맞서 회색과 베이지색을 합친 ‘그레이지’ 색상으로 은은함과 실용성을 강조한 패션으로 남성복을 편안하고 부드럽게 변신시켰다.

“조명, 사진작가, 관객들이 모두 앉아 있습니다. 패션쇼가 시작돼야 하는데 의상들이 없는 겁니다. 이것이 내가 자주 꾸는 악몽입니다.” 아르마니의 고백은 완벽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의 이미지 뒤에 숨겨진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1만 2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2008-04-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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