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4기’ 박성득 감사위원 “복숭아·오얏나무는 말이 없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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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규 기자
수정 2008-04-02 00:00
입력 2008-04-02 00:00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는 말이 없어도 그 아래에 저절로 길이 난다(桃李不言 下自成蹊, 도리불언 하자성혜)’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직자도 자기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빛을 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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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득 감사위원
박성득 감사위원
검사장 승진에서 세 차례나 낙방하며 절치부심하던 박성득(56) 전 서울고검 검사가 명예퇴직 당일인 지난달 31일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에 늦깎이 발탁됐다. 박 감사위원은 공직 기강을 위해 칼을 겨눠야 하는 입장에서 공직자와 후배 검사에 대한 당부의 말 대신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글귀를 인용했다. 검찰 내 엘리트 코스를 거치며 ‘잘나가던 검사’에서, 고검 검사로 ‘뒷방’ 신세가 됐다가 결국 명예퇴직까지 결심한 그가 굴곡 많은 검사 말년에 또다시 꽃을 피운 3전4기의 소회가 읽혀진다.

그는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 22회에 합격해 검찰에 입문, 성적이 높아야 입성할 수 있는 서울지검 검사로 첫 출발해 법무부 검찰국 검사, 대검 검찰연구관,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을 거쳤다.

그리고 2년 남짓, 그는 서울고검 검사로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그를 잘 아는 한 검찰 간부는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 시절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관여했기 때문에 한직으로 밀렸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귀띔했다.2003년 3월 국회에서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된 뒤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공소장과 준비서면 작성을 도맡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서울고검 시절 일선 검사보다는 비교적 여유있는 환경 속에서 공부에 다시 힘을 쏟아 지난해 미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데 이어 일리노이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새옹지마의 시간이었던 셈이다. 1971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 입시에서 낙방, 곧바로 군에 입대한 그는 제대 후 금융사 입사시험에서 대졸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면접에서 탈락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그는 6개월 만에 서울대 법대에 들어가고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08-04-0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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