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감지기 사무실밖 복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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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2-23 00:00
입력 2008-02-23 00:00

본사 취재팀 긴급점검, 시·도청사 소방시설 무용지물

부산시청사와 정부중앙청사의 잇따른 화재를 계기로 서울신문이 22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청사 소방방재 체계를 긴급 점검한 결과, 상당수의 지자체가 소방 훈련을 형식적으로 하거나 방재 시스템이 미흡해 화재 시 각종 허점을 드러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지자체는 초동 화재 진압을 엄두도 못낼 실정이었다.

화재 초동진화용 실내 소화전·소화기를 복도에 설치 및 비치한 곳이 많아 방화셔터가 내려지면 무용지물이었고 소방법상(행정자치부령) 규정된 방재 훈련을 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일부 지자체는 제대로 된 방재 매뉴얼도 없었다. 지자체 등록문화재인 서울시청과 충남도청은 소화전과 소화기만 비치해 취약점을 드러냈다.

최근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지어진 청사는 스프링클러, 화재 감지기, 방화셔터, 층별 유도장치 등 화재방지 시스템이 비교적 갖춰졌지만 1990년대 이전에 지어진 청사는 무방비에 가까웠다.

초동 진화에 긴요한 스프링클러도 없이 소화전과 소화기 등 극히 기본적인 장비만 갖춘 곳이 적지 않았다. 소방법상 바닥 면적 1000㎡ 이하,10층 이하 건물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다는 규정 등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금의 소화장비로도 충분히 진화가 가능하다.”면서 “추가로 스프링클러를 다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말해 화재에 대한 의식 수준이 지극히 낮음을 드러냈다.

첨단 청사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이들 청사는 냉·난방 가동이 안 되는 휴일 근무 시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전기난로·선풍기 등을 사용, 누전이나 부주의로 불이 날 위험이 있다. 현행 규정에는 사무실에서 전기 난로나 스토브 등을 못 쓰도록 돼 있으나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다. 전남도청사 등에서는 화재감지기가 사무실보다 주로 복도 천장에 있어 사무실에서 불이 났을 경우 불이 진전된 뒤에 감지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방재 훈련도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관리 인원도 적었다. 지자체들은 대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소방훈련을 1년에 한두 차례 정도 실시한다.

경기도청은 훈련을 2년전 한번 실시했으며, 대구시청은 청사관리계 직원 한명이 방재 관련 업무를 모두 책임지고 있다. 직원의 소화전 사용교육 부재도 문제였다. 경북도의 한 직원(7급)은 “10여년 동안 소화전 사용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아 사용 방법을 모른다.”고 털어놨다. 광주시청은 화재에 대비한 구체적인 매뉴얼이 없었다.

전국종합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08-02-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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