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은행지분 소유 상한 2배 늘릴듯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7-12-31 00:00
입력 2007-12-31 00:00
대기업 등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 지분이 현재 4%에서 2배 이상인 8∼10%로 대폭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완화는 국내 산업자본과 외국인과의 역차별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접근되고 있다.

이미지 확대
현행 법은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4%(지방은행은 15%)로 제한하고 있다.4% 초과분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10%까지 보유할 수 있다. 반면 외국인은 의결권 있는 주식을 10%까지 보유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30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후보 시절 밝혔던 대로 인수위원회에서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원칙만 정해지면 정부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찾게 될 것”이라면서 “대안을 말하기엔 시기가 이르지만 4%를 8∼10%로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을 개정해 금산분리를 완화하는 대신 금융감독기관의 지속적인 감시와 검사를 통해 규정을 어길 경우 징계 등 일벌백계를 해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경제 부처 고위직 출신의 금융회사 최고책임자도 “현재 법으로 4%로 규제하고 있는 것을 10% 정도로 완화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대기업들이 돈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은행은 갑이 아니라 을의 입장”이라면서 “증권사 등을 통한 투자은행(IB)이면 몰라도 순수한 은행을 보유해 예대 마진(예금과 대출금리 차이) 장사를 하려고 할 대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익대 선우석호(경영학) 교수는 “금융기관을 외국인들에게 다 뺏기고 나서 규제를 풀어봐야 소용이 없다.”면서 “경쟁자가 없으니까 외국인들이 헐값으로 국내은행을 인수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공정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전히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비자금 등 재벌들의 잘못된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아직은 국민들이 받아들일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인기는 없겠지만 펀드를 통해 은행 경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난 뒤 기업의 제도 개선과 감독기관 강화 등 제도적인 장치가 다 마련되면 규제 완화의 폭을 넓히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외국의 금산분리 실태

한국금융연구원이 2006년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00대 은행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개별 산업자본의 수는 총 292개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89.0%인 260개는 우리나라 은행법상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한도인 4% 미만이었다.10% 미만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산업자본은 전체의 93.8%인 274개였다.

오승호 경제전문기자 osh@seoul.co.kr
2007-12-31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