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한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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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 기자
수정 2007-12-27 00:00
입력 2007-12-27 00:00
요즘 송년회 때문에 매일 밤 택시를 이용하는 직장인 이모(38)씨는 택시운전사들로부터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6회 인계시 기사님께도 혜택이’,‘단체로 오시면 대폭 할인’ 등 이상한 문구가 적힌 플라스틱 스티커를 종종 받는다. 이 스티커들은 성매매 업소들이 새벽 LPG 충전소 등에서 음료나 사탕을 끼워 택시 운전사들에게 뿌리는 홍보물이다. 운전사가 알선비 명복으로 손님 1명당 받는 금액은 1만원.10만원에 육박하는 하루 사납금 채우기가 힘든 운전사들에겐 무시하기 힘든 액수다. 이씨는 “어떤 운전사들은 대놓고 ‘성매매 업소를 찾기 위해 택시를 탄 것이라면 알선비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면 안 되겠냐.’며 애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택시에 뿌려지는 홍보물은 종류나 크기가 다양해 언뜻 보기엔 다른 홍보물과 구분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운전사가 업소 호객꾼에게 은밀하게 손님을 인계할 수 있는 방법을 적은 부채형 홍보물에서부터 정확한 마일리지 적립을 위한 마그네틱 카드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성매매 알선 택시들에 대한 단속은 전혀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택시만 7만대가 넘다보니 1년에 한 번 실시하는 ‘차량환경개선점검’ 때가 아니면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택시 운전사는 “성매매 업소와 공생하는 일부 택시 운전사 때문에 다수의 선량한 운전사들까지 비난받는다.”면서 “홍보물에 업소 위치와 전화번호가 다 나와 있는데도 당국은 왜 단속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07-12-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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