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냉소주의’ 탈을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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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수정 2007-10-23 00:00
입력 2007-10-23 00:00
색칠한 금속으로 만든 반투명 조각 속의 반쯤 잘려 나간 얼굴에는 속눈썹까지 일일이 달려 있고, 발톱은 선홍빛으로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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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0일까지 소격동 갤러리 선컨템포러리에서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을 여는 4세대 중국작가 ‘언마스크’는 3명의 젊은 청년으로 이뤄진 작가 그룹이다. 베이징중앙미술대 조각과를 함께 다닌 류유잔(31), 쾅쥔(29), 탄 티엔웨이(31)는 2001년부터 조각가 그룹을 만들어 신세대 취향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지난해 서울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에서 열린 ‘차이나 게이트’전을 통해 처음 한국에 거대한 반투명 조각을 선보인 이들은 지난 5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모든 작품이 팔린 바 있다. 중국 화랑은 이들의 300만원대 소품 조각을 4점,1500만원대 중품 조각 1점을 팔아 치웠다.150㎏이 넘는 대형조각의 가격은 3000만∼4000만원이나 된다.

비판적 리얼리즘이나 톈안먼 사건의 정신을 작품 속에 녹여 내고 있는 2,3세대 작가들과 달리 이들은 소비주의에 영향받은 4세대 작가로 분류된다.2세대의 대표적인 작가는 장샤오강, 팡리쥔 등이며 3세대에는 쩡판즈 등이 꼽힌다.

특이한 디자인의 전자시계나 티셔츠를 좋아하는 언마스크는 “영화, 게임 등 대중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체를 표현한 반투명 조각 시리즈는 1∼2년 전 중국 미술계를 휩쓴 애니메이션보다는 르네상스 대리석 조각과 같은 고전 조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언마스크는 “우리는 정치·사회적 영향으로 냉소적 리얼리즘을 표현하는 50,60년대생과 달리 중국의 변혁과 개방, 경제발전을 체험한 70년대생”이라며 “우리 생활과 삶을 작품에 옮긴다.”고 밝혔다.2,3세대 선배 작가들이 서구의 입맛에 맞는 작품을 생산한다는 지적에 대해 “처음에 그들은 국가가 모든 전시기관을 장악한 중국에서 전시공간조차 없었다. 보여 주기 위해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회화가 주류인 중국미술계에서 드물게 조각으로 주목받고 있는 언마스크는 이념적이고 정치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작품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중국 신세대 작가들이 보여 주는 인간의 정체성과 대중문화에 대한 재해석이 흥미롭다.(02)720-5789.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07-10-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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