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통신>“사우디 나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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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기자
수정 2007-08-27 00:00
입력 2007-08-27 00:00
아프가니스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 기자가 26일 보낸 열두번째 편지에는 “현지 소식통들은 한국인 피랍자 전원 석방설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그는 “현지에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탈레반은 죄수교환을 요구하고 아프간 정부는 거절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탈레반은 한국정부가 대면협상을 늦추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아프간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가 있다면 사태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고 전해왔다.

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탈레반이 19명의 인질을 풀어준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 곧바로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와 통화를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합의를 위한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석방을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오히려 한국 정부를 비난했는데요. 한국 외교부가 대면 협상을 미루고 있으며 시간을 버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현재는 한국 정부와 단지 전화로만 연락하는 상황이랍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한국 외교부가 바란다면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러나 아마디는 “19명의 한국인과 탈레반 죄수들의 맞교환 조건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들을 오늘 놓아준다 해도 그 즉시 인질들을 석방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방법은 이전과 똑같이 지역원로가 그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가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 대변인은 여전히 그들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탈레반을 ‘인류의 적’으로까지 표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탈레반도 석방 합의에 대한 보도를 부인하지만 현지의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두 나라를 중재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은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아랍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나선다면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아프간의 분석가인 스타나자이는 와하비즘(코란으로 되돌아가자는 이슬람 복고주의)이 전파된 이래 사우디아라비아는 탈레반에 가장 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나라라고 말합니다. 스타나자이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분명히 이번 피랍사태를 중재할 수 있는 나라이며 한국은 평화적 사태 종결을 위해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와 접촉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결국 한국에 전해진 19명의 피랍자 석방설 보도는 현지에서 모두 부인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등장은 새로운 국면으로 가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2007-08-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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