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전 안보이고 검증타령만 하는 범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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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7-08-22 00:00
입력 2007-08-22 00:00
이전투구로 점철됐던 한나라당 경선이 박빙의 차로 밀린 박근혜 후보의 ‘아름다운 승복’으로 그나마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러나 범여권 주자들이 앞다퉈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증공세를 예고하면서 ‘진흙탕 본선’이 우려되고 있다. 네거티브 일변도 선거전은 필경 상대 측의 반격을 불러 선거판을 혼탁하게 하고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할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물 검증을 무조건 백안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선거전의 전부가 되어선 안 된다고 본다. 하지만,“‘더티 후보 대 클린 후보’구도” 운운하는 범여권 인사들의 언동에서 불길한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민주신당의 한 대선주자는 이명박 후보를 겨냥,“철저한 검증으로 반드시 12월 대선 전 시한폭탄이 터지도록 하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지지율이 한참 뒤진 후보가 선두주자를 쫓아가려면 상대의 약점을 비판하는 일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때도 금도는 지켜야 한다. 경쟁후보를 더럽다고 지목하려면 그만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지난 대선 때처럼 김대업씨 등을 앞세운 공작정치를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국제관계에서도 약소국이 강대국에 맞설 때 ‘비대칭 전략’의 유혹에 빠져들 수 있다. 재래식 무기로 안 되면 핵무기를 써서라도 전세를 뒤집겠다는 게 이른바 불량국가들의 전략이 아닌가. 이를 우리 대선주자들이 답습해 경쟁후보를 음해하는 ‘더러운 폭탄’을 마구 터뜨린다면 ‘불량후보’임을 자인하는 꼴일 것이다.

본선에 나설 후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비전과 정책을 통해 승부를 거는 포지티브 경쟁을 펼치기를 바란다. 상대의 벨트라인 아래를 치려 하지 말고 국민과 시대가 바라는 후보임을 스스로 입증하라는 뜻이다. 오로지 상대를 흠집내 승리를 훔치려고 한다면 그야말로 국민을 얕잡아 보는 일이다.

2007-08-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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