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정상회담] 범여 뭉칠 돌파구될까
박현갑 기자
수정 2007-08-09 00:00
입력 2007-08-09 00:00
●범여권 후보 경선구도 호재 기대
정상회담 소식은 외견상으론 범여권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3개 세력 분열과 후보 난립 등으로 지지부진한 후보 경선구도에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자체 기대감에서다. 올 대선구도를 ‘냉전세력 대 평화세력’간의 맞대결 구도로 끌고 갈 경우 정권 재창출 가능성을 지금보다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거의 모든 범여권 대선 주자들이 8일 정상회담 소식을 환영한 것은 이같은 구도를 상정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열린우리당과 대통합 민주신당, 나아가 중도개혁통합 민주당과의 통합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도 있다. 범여권은 참여정부 승계문제로 내부 갈등을 빚어 왔으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결집의 명분을 다시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참여정부 승계를 주장하는 이해찬·유시민·김혁규 등 친노주자들의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3월, 김 의원은 지난 5월 열린우리당 방북단을 각각 이끌고 평양을 다녀 오는 등 ‘평화’ 이미지를 강조해온 터라 범여권 예비경선에서의 친노 주자들의 행보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에는 악재?
지지도 1·2위 후보를 가진 한나라당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를 지지하던 중도층의 이탈이 늘어날 가능성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강재섭 대표가 이날 “대선용으로 악용하기 위한 이벤트성 정상회담은 안된다.”고 경고한 것은 지리멸렬한 진보진영의 결집이라는 정치적 효과를 사전 차단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은 특히 대선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북풍(北風)으로 전개될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당내 정보통인 정형근 최고위원은 “시기적으로 지금 하는 것은 북한의 여러 정치적 계산과 노무현 정권의 대선 활용 의도가 맞아 떨어져 정상회담이 국민이 원하는 어젠다와 동떨어지게 변질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올 초 노동신문 신년사에서 반(反)보수대연합을 주장하며 연말 대선를 크게 주목해 왔다.‘반보수대연합’은 ‘반(反)한나라연대’나 다름없다.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에서 상호주의를 수정한 ‘한반도 평화비전’을 최근 선포한 것도 이같은 북의 정치공세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이었다.
●합의 내용이 관건
실질적으로는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합의 내용에 따라 대선전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이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면 이번 2차 회담에서는 구체적 성과물이 나와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국군 포로 및 납북자 문제해결, 경제협력확대 방안 등 구체적 성과물이 나오면 참여정부를 승계하려는 대선 주자들에게는 분명 호재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물이 없다면 ‘정치적 생쇼’시비가 거세지면서 오히려 보수층의 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호재인 셈이다. 정권 말기에 정상회담을 추진, 정치적 오해를 받는 마당에 ‘빈 손’으로 돌아올 경우 오히력 역풍이 불 수도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2007-08-09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