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인간의 행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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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기자
수정 2007-07-10 00:00
입력 2007-07-10 00:00
|파리 이종수특파원|“나는 이제 ‘인간의 행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2005년 11월 세계 처음 안면 부분이식 수술을 받은 이자벨 디누아르(40)가 최근 ‘두 얼굴의 여성’으로 사는 심경을 털어놓았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가 7일(현지 시간)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디누아르는 “다른 사람들처럼 이제 얼굴이 있어서 웃거나 표정을 지을 수 있고, 주위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며 ‘일상성의 회복’에 기뻐했다.

“내 정체성의 일부도 영원히 사라져”

그녀는 2004년 신경안정제에 취해 잠든 뒤 애견에게 얼굴을 물어 뜯겨 입술과 코, 턱의 일부를 잃자 뇌사 상태의 여성에게서 얼굴 일부를 이식받았다.

건강한 모습의 디누아르는 “한때 악몽을 겪었고 아직도 미래를 확실히 알 수 없는 모험을 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겪은 뒤 많이 변했고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나는 다시 살고 있고 미래를 계획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을 수술한 의료진에 대해 ‘제2의 가족’이라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두 얼굴’로 인한 혼란함은 아직 가시지 않은 듯 “몸(얼굴)의 일부만이 아니라 내 정체성의 일부도 영원히 사라졌다.”며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어 “수술 후 6개월 만에 감각을 회복해 너무 기뻤지만 거울에 비친 남의 얼굴을 볼 때마다 괴로웠다.”며 “처음엔 과거 내 얼굴의 특징을 떠올리며 힘들어했지만 차츰 적응됐다.”고 말했다.

“은밀하게 새 삶을 시작하고 싶어”

인터뷰에 앞서 그녀는 수술 뒤 자신의 이름을 공개함으로써 가족들을 괴롭힌 언론에 대한 반감이 가시지 않은 듯 “내 생활이 존중받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며 “내 삶을 은밀하게 새로 시작할 권리를 보장받고 싶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최근 모습도 공개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금발 머리가 많이 자란 디누아르는 현재 딸 둘을 데리고 프랑스 북부에서 조용하게 살고 있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사고 뒤 맛본 처참함, 얼굴 기증자를 기다리는 5개월 동안의 초조함, 수술 뒤 거울을 보고 느낀 기쁨 등 감정의 기복을 상세하게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어쨌든 나는 살고 싶고 직장도 구하고 정상적 삶을 누리고 싶다.”며 그 이유로 “나와 가족, 의료진, 무엇보다 기증자의 가족들에게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안면 부위를 기증한 그녀를 늘 생각할 것이다.”고 말을 맺었다.

vielee@seoul.co.kr

2007-07-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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