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족’ 뇌성마비 아들 위해 온식구가 같은 학과 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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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화 기자
수정 2007-05-25 00:00
입력 2007-05-25 00:00
일가족 3명이 뇌성마비 대학생 가족의 수발을 돕기 위해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모두 편입, 대학 생활을 하고 있어 가정의 달을 맞아 화제를 낳고 있다.

대구 북구 고성동에 사는 송희근(53)·홍숙자(51)씨 부부와 아들 주현(21)씨는 뇌성마비 장애인 가족인 성규(27)씨의 학교 생활을 돕기 위해 올해 초 경북 경산의 대구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 편입시험에 나란히 합격, 대학 생활을 함께하고 있다. 성규씨의 아버지도 허리가 약간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족은 수업이 있는 날이면 주현씨가 운전하는 자동차로 학교 캠퍼스에 도착해 휠체어에 뇌성마비 1급인 성규씨를 앉힌 뒤 강의실까지 이동한다. 수업 시간에는 강의 내용을 정리해 성규씨에게 주는 등 가족사랑을 끔찍이 나누고 있다.

대학 측은 이들 가족의 연간 등록금 2000여만원 대부분을 면제해 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가족이 함께 대학생활을 하게 된 계기는 성규씨가 뇌성마비로 휠체어에 의지해 학교를 다녀야 하고 최근에는 시력까지 나빠져 책을 읽는 것까지 어려워지자 온 가족이 이 대학에 편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 대학에 편입하기 2년 전부터 역시 경산에 있는 아시아대 사회복지학과에서 함께 공부해 왔다.

송씨 부부는 “처음에는 아들 둘만 대학에 보내려 했지만 성규가 갈수록 몸이 불편해 항상 곁에 있어 줘야 할 것 같았고 우리 부부도 평소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아 함께 대학에 다니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또 “둘째아들 주현이도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 꿈이어서 흔쾌히 따라 줬다.”고 말했다. 아버지 송씨는 “남들이 보기에는 우리 가족이 힘들어 보이겠지만 더 행복하고 부자라고 생각한다.”면서 “누구나 자신의 처지를 불행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뒤집어 보면 그 끝엔 항상 행복이 있는 것 아니냐.”고 활짝 웃어 보였다.

주현씨는 “형편이 되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형에게 사 주겠다. 또 내가 점자를 배워 형이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싶다.”며 가족 사랑을 표현했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07-05-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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