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검 중수부 폐지 압력 사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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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7-04-23 00:00
입력 2007-04-23 00:00
송광수 전 검찰총장의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그는 숭실대 대학원 강의에 초빙돼 불법대선자금 수사과정을 소개하면서 노무현 대통령 캠프의 불법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 2,3 정도에 이르자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검찰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른다. 손을 봐야 한다.”며 압력을 가한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측근들은 검찰이 공명심에서 무리한 수사를 한다는 이유로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를 거론했고, 법무부는 실제 폐지를 검토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를 구속하는 과정에서도 청와대측의 불편한 기류가 있었던 사실을 공개했다.

우리는 당시 ‘국민의 검찰’을 표방하며 ‘살아 있는 권력’에까지 칼날을 겨누는 검찰에 대해 여권 일각에서 서운한 감정을 표출한 사실을 기억한다. 하지만 송 전 총장이 중수부 폐지론에 맞서 “내 목부터 먼저 쳐라.”고 공개 항변한 이면에 이러한 외압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실망감을 안겨 주기에 족하다. 청와대는 중수부 폐지가 인수위 시절부터 검토됐던 사안이라지만 외압의 실체를 흐리려는 짜맞추기식 해명에 불과하다고 본다.

검찰이 사정의 중추기관으로서 제자리를 찾으려면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리고 정치적 중립성은 검찰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쌓아 올려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먼저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인사권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송 전 총장의 발언이 소모적인 정치 공방보다 검찰권 중립을 강화하는 전기로 활용돼야 할 것이다.

2007-04-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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