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명의 대여자가 주인몰래 팔아도 처벌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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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 기자
수정 2007-04-09 00:00
입력 2007-04-09 00:00
자신의 명의로 돼 있는 부동산을 실제 주인 몰래 처분해 돈을 챙겼더라도 형사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동거하는 남자에게 명의를 빌려 준 뒤 토지 거래 중도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곽모(48·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곽씨는 사실혼 관계의 남성이 곽씨의 명의로 임야 4000여평을 사들이려고 땅주인에게 2억 7700만원을 지급했으나 계약이 해지되자 돌려받은 중도금 2억 6000여만원을 자신의 개인채무 변제 등에 쓴 혐의로 2005년 12월 기소됐다.

재판부는 “명의를 빌려준 사람은 타인의 재산을 보전ㆍ관리하는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없어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임의로 대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거나 반환을 거절해도 이를 횡령죄나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실제 전주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부동산을 취득했다면 그와 같은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이므로 명의를 빌려준 자가 마음대로 부동산을 처분해도 형사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7-04-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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