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심야과외 밤11시까지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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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연 기자
수정 2007-03-26 00:00
입력 2007-03-26 00:00
서울시교육청이 학원 심야수업을 밤 10시로 제한하기로 한 방침을 시행하자마자 1시간 연장하기로 잠정 결정해 주먹구구식 행정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5일 “학원 심야수업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학원법 개정에 따라 지난 23일부터 조례로 오후 10시로 제한했던 학원 심야수업 제한 조치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여론에 따라 이번주 중 내부 논의를 거쳐 오후 11시로 시간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원법 개정에 따라 마련된 서울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5조 제1항은 학원수업을 오후 10시로 제한하고 있으나 교육장이 승인하는 경우에 한해 교습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시교육청은 교육장 승인을 거쳐 오후 11시로 심야수업을 연장해 이번주 중 시행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조례에 심야수업 제한 시간을 오후 11시로 바꿔 입법예고한 뒤 6월 시의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이르면 7월 중 조례 개정안을 공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 학원들은 시교육청이 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학생들의 혼란을 부추겼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1시간 연장 방침 역시 현실을 무시한 탁상정책으로 음성적인 사교육비만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반발했다.

시행 첫날인 23일 상당수의 서울지역 학원들은 밤 10시 이후에도 영업을 계속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학원 밀집지역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에서는 ‘단속’ 나온다고 예고가 됐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수업을 계속했다.

목동 D학원 관계자는 “대다수 고등학교가 밤 9∼10시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어 현 규정은 학생들에게 아예 학원수업을 받지 말라는 말과 같다.”면서 “1시간 늘어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으며, 학생 입장에서는 밤 11시 이후 학습권을 침해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치동 H학원 관계자는 “시행 초기에는 일부 위축될 뿐 학원들이 벌점을 감수하고라도 심야 수업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시교육청이 지키기 힘든 규정을 만들어 단속을 하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례에서 규정하는 제한시간을 어긴 학원들은 적발될 때마다 벌점 5점씩을 받고 총 30점을 넘으면 1주일 영업정지를, 총 66점을 넘으면 폐쇄처분을 받게 된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자녀를 둔 김모(50·중랑구 묵동)씨는 “무조건 학원수업을 제한한다고 사교육비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면서 “학원 시간을 제한하면 학생들이 작은 공부방이나 고액 과외 등에 수요가 몰려 사교육 시장이 더 음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학원수업료 등의 단속을 벌일 뿐 아직까지 심야 수업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 않다.”면서 “학원 심야 수업 1시간 연장 방침은 시교육청이 초·중·고교 학부모·학생·교사·학원 관계자 등 2만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밤 11시가 적당하다는 의견이 과반수를 차지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03년 11월 서울시교육청이 조례에 근거해 학원 심야교습 단속을 실시했으나 상위법에 근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에 패소한 바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7-03-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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