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20세기 화보집/이목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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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희 기자
수정 2007-01-22 00:00
입력 2007-01-22 00:00
은퇴하신 선배가 책을 선물했다. 영국 페이든출판사가 펴낸 20세기 주요 사건 화보집이었다. 연도별로 정리된 1000여장의 사진을 훑어보면서 ‘광기(狂氣)’를 떠올렸다.1차대전,2차대전, 한국전쟁, 여러 내전…무수한 살육의 현장. 짐짝 같은 시체들, 그래도 어른을 미워하지 않는 듯 평온한 아이의 주검…. 도대체 평화란 언제 존재했을까. 이런 험한 세기에서 살아남아 21세기에 안착한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갖게 했다.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바버라 터치먼은 ‘바보들의 행진’이란 저서를 통해 3000년 동안 이어온 인간의 잘못을 꼬집었다. 고대 트로이전쟁부터 베트남전쟁까지, 독선과 아집이 점철된 역사의 반복. 철학자 미셸 푸코는 ‘광기의 역사’에서 광기를 억압하는 이성의 횡포를 나무랐다. 이성에 대한 확신 위에 구축되어 온 서양 근대사상을 근본부터 뒤흔듦으로써 지성사회에 일대 충격을 줬던 푸코였다.20세기 화보집은 푸코와 다른 측면에서 인간 이성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었다. 지금도 진행 중인 이라크전, 북핵….100년 후 21세기 화보집은 어떤 모습일까.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7-01-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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