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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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7-01-12 00:00
입력 2007-01-12 00:00
“여보, 나는 지금 궁지에 빠져 있는데 도저히 헤어날 것 같지가 않아. 당신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를 알아 줬으면 좋겠소….”

1912년 남극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비운의 탐험가 로버트 F 스콧이 죽기 전 며칠간 아내에게 보낸 편지가 오는 17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부설 ‘스콧 극지연구소’에서 영국탐험대의 남극 도달 95돌을 기념해 일반에 공개된다. 그의 편지는 1913년 동료들의 시신과 함께 발견됐다. 그 해 탐험일기를 책으로 엮은 ‘스콧의 마지막 탐험’속에 일부가 공개됐으나 그가 쓴 편지 전문이 일반에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그는 “서둘러 점심을 먹고 잠시 온기를 느끼는 사이에 곧 닥칠 생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면서 편지를 쓰게 됐고, 자나깨나 잊지 않고 있던 당신에게 먼저 (편지를) 쓴다.”고 운을 뗐다.

편지는 탐험대가 남극에 도달한 뒤 베이스캠프로 돌아가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며칠 동안 쓰여진 것으로 그가 편지를 쓸 당시 이미 동료 중 한명인 티터스 오츠가 사망한 상태였다.

스콧은 아내 캐슬린에 대한 사모의 정을 전한 뒤 세살짜리 아들 피터는 정부가 잘 돌봐줄 것이라고 편지에 적는 등 가족의 장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자연을 접하면서 성장하고, 자연사에 관심을 갖도록 하면 신을 믿게 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버지의 유언대로 피터는 트리니티대학과 케임브리지대학을 졸업한 뒤 저명한 조류학자로서 일생을 마쳤다. 그의 편지는 1989년 사망한 아들 피터 스콧 경의 미망인이 ‘스콧 극지 연구소‘에 기증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편지에는 당시 아들 피터가 끄적거린 메모도 포함돼 있다. 스콧은 1904년 남극에서 660㎞ 지점까지 접근해 당시로서는 남극에 가장 가깝게 다가가는 기록을 세워 국가적 영웅이 됐다.7년 뒤 로알드 아문젠이 이끄는 노르웨이 탐험대보다 며칠 늦게 남극에 도달,‘첫 남극 도달’의 영예를 거머쥐지는 못했다. 그러나 당시 여러 나라들이 정책적으로 뛰어든 탐험의 시대를 장식한 인물들 가운데 한 명이다.

아문젠 팀은 1911년 12월21일, 스콧 팀은 1912년 1월17일 각각 남극에 도달했다.

런던 AP AFP 연합뉴스

2007-01-1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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