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교과서 논란
박정경 기자
수정 2006-11-30 00:00
입력 2006-11-30 00:00
교과서에는 또 1961년 생긴 경제기획원에 대해 “이전에도 비슷한 기구들이 있었지만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경제기획원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박정희 정부의 추진력 덕분”이라며 고 박정희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유신체제와 관련해서도 “권력구조적 차원에서 영도적 권한을 지닌 대통령의 종신 집권을 보장하는 체제인 동시에 행정적 차원에서는 국가적 과제 달성을 위한 국가의 자원동원과 집행능력을 크게 제고하는 체제”라며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발전과 중앙권력으로부터 광주 지역의 소외가 누적된 탓”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는 “‘서울의 봄’을 좌절시킨 신군부 강압정치에 끝까지 저항한 운동”이라고 표현한 현재 교과서와 크게 다른 해석이다.
이에 대해 민주화 관련 시민단체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민주화운동 유가족협의회 박제민 사무국장은 “일본 우익이 전범을 미화하는 것과 같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살인정권을 찬양하고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산화한 열사들을 매도한 것”이라면서 “우리 국민들이 그동안 흘린 피땀으로 일군 체제를 모두 부정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 조진태 사무처장은 “(5·18의 원인으로 제시한)호남 지역의 소외 누적이 하나의 내적 동기는 될 수 있어도 그 자체만으로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편협하다.”면서 “신군부의 쿠데타에 저항하는 부분이 빠진다면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도 정치적 이념에 따른 편향된 시각을 문제로 지적했다. 중앙대 사학과 권중달 교수는 “대안 교과서는 기존의 편향에 대한 반작용으로 또다시 편향된 면이 있다. 지금처럼 이념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는 올바른 역사가 나올 수 없다.”면서 “최근세사는 역사학회에서 정치와 독립적으로 순수하게 토론을 거쳐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한양대 역사철학부 박찬순 교수도 “교육에는 일관성이 필요한데 하루 아침에 내용을 바꾸면 국민들의 혼란을 조성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의사표시를 위해 시중에 배포하는 것은 자유지만 교과서로 채택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로 검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교과서포럼은 30일 서울대 사범대에서 ‘제6차 심포지엄’을 열어 찬반 의견을 수렴한 뒤 수정 작업을 거쳐 내년 3월 출간할 계획이다. 교수를 중심으로 12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교과서포럼은 현재 쓰이고 있는 역사교과서 내용을 비판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출범했다. 이 포럼 대표인 박효종 서울대 교수(사범대)는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후세들이 배우기에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고 적절치 못하다는 판단에서 대안 교과서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재천 박정경기자 patrick@seoul.co.kr
2006-11-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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