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軍 필리핀서도 생체실험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이춘규 기자
수정 2006-11-27 00:00
입력 2006-11-27 00:00
|도쿄 이춘규특파원|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필리핀에서도 생체실험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 교도통신은 25일 일본군 장교 출신이 필리핀에서 있었던 생체실험을 증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관동군 731부대는 한국인과 중국인 및 연합군 포로 등 약 1만여명을 생체실험을 통해 숨지게 했다.

일본 해군 33경비대의 의무병과 장교 출신인 마키노 아키라(84)는 살아 있는 죄수를 상대로 자신이 한 생체실험 내용도 자세히 증언했다. 그는 자신이 필리핀 민다나오섬 잠보안가 공군기지에 배속된 직후인 1944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생체 실험이 계속됐다고 밝혔다.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 필리핀 주민 30여명이 숨졌다.

마키노는 미군 첩자 혐의를 받은 지역 남자 2명을 상대로 한 생체실험의 한 사례도 소개했다.

병원으로 개조된 학교로 끌려온 주민 2명은 옷이 벗겨진 채 수술대에 묶였고, 마취제로 흠뻑 젖은 천이 얼굴에 덮인 뒤 의식을 잃었다. 마키노는 상관 지시로 실험에 들어가, 결국 팔과 다리를 절단하고 혈관 및 복부 해부체를 봉합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 마키노는 “비록 명령을 받았지만 무고한 사람에게 이런 잔인한 일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도 했지만 불복종했다면 나도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taein@seoul.co.kr

2006-11-27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