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순천만 철새/진경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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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기자
수정 2006-11-25 00:00
입력 2006-11-25 00:00
출근길 신호등까지 세고야마는 습벽은 가랑비 뿌리는 순천만 갈대 습지의 서정 앞에서도 돋았습니다.“습지 면적이 얼마나 됩니까? 겨울철새는 몇 마리고요? 흑두루미는요?” 서울서 내려와 습지에서 생활한 지 10년 된 보트주인도 만만치 않았습니다.“갯벌만 653만평이고 겨울철새는 2만 9000마리 정도 됩니다. 흑두루미는 200마리 정도고요.” 세계에서 몇번째로 큰 습지니, 연안 습지로는 람사협약에 첫번째로 가입했느니, 천연기념물 19종이 사느니, 갯벌의 가치가 몇백억이니….

숫자는 습지를 오가는 배가 5척이라는 것까지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순천만의 생태는 분명 보호할 가치가 크다는 어쭙잖은 결론이 따랐습니다. 알래스카 청둥오리에겐 그저 따뜻한 겨울 쉼터요, 시베리아 왜가리에겐 먹거리 풍성한 여름별장일 뿐인데 말이죠. 자연을 숫자로 재고 보호할 가치를 따지느라 그땐 보지 못했습니다. 푸드득 박차고 날아오른 흰뺨갈매기가 흘겨 봤을, 모터보트 위의 제 모습 말입니다. 신문에 이런 기사가 있네요.‘습지를 누비는 관광보트의 굉음 때문에 순천만 철새들이 쉬지 못한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2006-11-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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