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증권사 CMA유치 전선 확대
이종락 기자
수정 2006-09-26 00:00
입력 2006-09-26 00:00
CMA는 투자 개념을 도입한 급여이체 월급통장인 종합자산관리계좌를 말한다. 고객이 예치한 자금을 기업어음(CP)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국공채 등의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은행처럼 현금자동지급기를 이용해 입출금도 가능하고, 계좌이체 등의 인터넷뱅킹도 가능하다.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이런 CMA계좌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시장점유율을 점차 높이고 있는 추세다. 증권사들은 CMA계좌를 통해 은행의 적금금리보다 높은 평균 4.0%의 금리를 매일 지급하겠다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초 현재 증권사들의 CMA 계좌 수는 총 29만개, 가입금액이 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수치는 동양종금증권이 종금사에서부터 관리해온 어음관리계좌 68만 6000개와 가입금액 2조 2000억원을 더하면 97만 6000여개,5조 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말 1조 2365억원에서 지난 8월말 3조 8440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한 뒤 가입추세가 가파르게 늘어 다음달이면 CMA계좌수가 100만개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연말쯤 국회에서 자본시장통합법이 통과돼 증권사에 지급결제기능이 허용되면 증권사의 CMA계좌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통한 급여이체 규모는 연간 100조원선.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증권사에 지급결제기능이 주어지면 앞으로 2년간 은행 급여이체 계좌의 20% 내외인 20조원가량이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으로 넘어오면서 증권사의 CMA계좌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증권사에 지급결제 기능을 주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는 등 양측간 신경전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자본통합법 시행 앞두고 은행-증권사간 신경전
최근 은행권에서 한국은행까지 나서 소액결제 시스템 허용을 막으려는 이유도 증권사의 CMA의 급증이 한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은행권은 증권사에 지급결제 기능을 부여하면 “주가 하락시 지급결제 시스템의 안전성을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며 급제동을 걸고 있다. 반면 증권사는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은 현금 부분만 증권금융이 맡아 금융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주가 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험은 없다.”며 고객들의 편의성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는 은행의 지급결제기능 독점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측간의 신경전이 치열하자 금융감독원이 나서 진화에 나설 정도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CMA광고에 수익률을 제시하지 말고, 원금손실 가능성을 반드시 명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일제히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의 이런 처사는 CMA를 팔지 말라는 조치와 다를 바 없다.”며 “CMA는 단순한 투자상품이 아니라 증권사의 고객기반을 다지고 증권사 업무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2006-09-2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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