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플레이볼] 스포츠 중계권 갈등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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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8-29 00:00
입력 2006-08-29 00:00
짧은 기간, 국민 대다수가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자가 돼 버리는 스피드는 외국인이 한국을 바라볼 때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만 되면 온 국민이 축구 전문가나 핸드볼 전문가가 되는 현상도 외국인에게는 신기해 보인다. 이렇게 온 국민이 스포츠 전문가가 된 데는 올림픽 금메달이 나오는 순간 어느 방송 채널을 돌려도 똑같은 화면이 나오는 텔레비전의 공(?)이 크다. 이 역시 외국인에게는 채널 고장을 의심케 하는 일이겠지만.

우리 방송사들은 일부 프로 스포츠는 서로 독점을 하려고 싸웠지만 올림픽과 월드컵에서만은 너무나 사이좋게 똑같은 화면을 내보내는 우정을 지켜왔다. 그런데 올림픽과 월드컵, 두 개 대회나 한 방송사가 거푸 독점 계약을 체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편적 접근권이란 생소한 단어까지 포함된 입법 논의가 있을 정도다.

유럽에서 보편적 접근권이란 개념은 전 국민적 관심사인 스포츠 대회를 어느 특정 방송이 독점해 비싼 시청료를 내는 일부에게만 보게 할 우려를 막기 위한 조치다. 별도의 시청료를 내지 않는 일반 지상파에서 방송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대상도 월드컵의 자국 경기와 같이 짧은 기간에 관심이 집중되는 종목에 한정된다. 결국 이번 사태에서 문제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은 필요 이상으로 비싼 중계료를 지불했다는 점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중계권을 협상할 때 국내 방송끼리 담합을 하는 일은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일이다. 하지만 상당수 국가가 풀을 구성해 중계권 협상을 하고 지금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시비를 걸지는 않는다. 하지만 월드컵이나 올림픽의 중계를 비싸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형편을 뻔히 꿰뚫고 있는 IOC와 FIFA인지라 담합의 효과는 생각보다 약하다.

모든 방송이 같은 화면을 내보내는 현상이 빚어지는 이유는 그렇게 해도 모두 상업적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편적 접근권이 도입되더라도 문제가 완전 해결되기란 어렵다. 일본은 덴츠란 대형광고회사가 협상을 주도해 광고회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방송들이 질서를 깨지는 않는다. 이런 큰 형님 같은 존재가 없는 우리는 결국 입법으로 강제해야 한다. 담합 자체가 합법이라면 차라리 사전 입찰을 하는 제도는 어떨까? 상대 방송에 가장 많은 금액을 주겠다고 나선 국내 방송에 우선권을 주는 방법이다. 똑같은 화면도 피하고 담합의 효과도 높이고 우선권을 놓친 방송도 덜 억울할 텐데….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2006-08-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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