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을 100일 남기고 선수들의 훈련을 총괄하는 이에리사(52) 태릉선수촌장의 마음도 부쩍 급해졌다. 이 촌장은 22일 “열악한 여건이지만 선수들의 분위기는 최고다. 양궁, 육상 등 15개 종목은 입촌해 있고, 승마 등 11개 종목은 촌외에서, 유도와 핸드볼, 레슬링 등은 해외전훈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위 탈환을 벼르고 있는 일본과의 경쟁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종합 2위를 지키기 위해 70∼75개의 금메달이 필요하다. 일본이 육상과 수영, 유도의 초강세를 앞세워 68개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수영(금51)과 육상(금45)에서 일본이 얼마나 많은 금메달을 긁어들일 수 있느냐다. 중국이 견제해 주길 바랄 뿐이다.
이 촌장은 32년전인 74년 테헤란대회에 출전했었다.‘사라예보의 기적’ 이듬해였지만 이에리사가 버틴 한국은 탁구 여자단체 결승에서 중국에 패했다. 이 촌장은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 직후여서 출국 때부터 경황이 없었다. 또 날씨에 적응이 안돼 고생도 많았다. 하지만 후배들은 착실히 준비했고 스태프들도 노력한 만큼 시행착오가 적지 않겠느냐.”며 어머니 같은 심정을 내비쳤다.
자유분방한 20대 선수들은 선수촌 생활을 잘 견뎌내고 있을까. 이 촌장은 “운동이 좋아 열심히 하는 것은 예전과 같다.”면서도 “우리는 될 때까지 밀어붙이는 끈기가 있었지만 요즘 친구들은 ‘오늘 안 되면 내일 하지.’식의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이번 대회가 중요한 건 베이징올림픽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위축된 한국스포츠의 부활을 위해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심을 가져주시되 결과만 보지 말고 과정도 살펴 달라. 메달 딸 땐 박수치다가도 대회 끝나면 밥 먹고 사는지 죽었는지 신경조차 안 쓰는 게 현실 아닌가.”라며 꾸준한 관심을 호소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2006-08-2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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