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그린 내무반 생활 ‘軍금해’
이순녀 기자
수정 2006-06-20 00:00
입력 2006-06-20 00:00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10년 전에 초고를 썼다는 고씨는 “극단적인 상황 설정을 통해서 권력이 인간의 본질을 어떻게 훼손하는지를 발언하고 싶었다.”고 했고, 문씨는 “경직된 시스템에서 수동적으로 살 수밖에 없는 극중 인물의 비겁한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가와 연출가 모두 군대 경험이 없다 보니 내무반의 세세한 일상을 표현하는 일은 남자 배우들의 몫이 됐다. 문씨는 “작가나 연출이 제대로 모른다고 염려해서인지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군대 시절 경험담을 떠올리며 디테일한 장면들을 만들어줘 작업하기가 편했다.”며 웃었다.
둘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즐겨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씨의 데뷔작 ‘인류 최초의 키스’는 청송감호소에 수감된 남자 죄수들이 주인공이고, 현재 공연 중인 ‘일주일’은 살인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네명의 남자가 일주일 동안 겪는 일을 다뤘다. 문씨가 지난해 연출한 ‘라이방’은 386세대인 세 남자의 꿈과 좌절을 담아낸 작품이다.“특별히 남자들 세계에 호기심이 있다기보다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자들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는 게 이들의 설명.
데뷔 연도에 비해 상복이 많은 것도 비슷하다. 고씨는 2001년 ‘인류 최초의 키스’로 평론가협회 선정 베스트3상을, 두번째 작품 ‘웃어라 무덤아’로 2004년 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문씨 역시 2003년 데뷔작 ‘사마귀’로 베스트3상을 받았고, 이듬해 ‘라이방’으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근래 대학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30대 여성 연극인들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6-06-2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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