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년간 ‘땅투기 고발’ 3명뿐이라니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6-06-12 00:00
입력 2006-06-12 00:00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을 공언한 지 오래건만 막상 투기 혐의자에 대한 단속 결과는 지극히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환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건설교통부로부터 제출 받아 어제 공개한 ‘토지 투기 혐의자 처리 현황’에 따르면, 건교부·국세청 등은 2002∼2005년 4차례에 걸쳐 21만여명에 대해 대대적으로 투기 혐의자를 조사했지만 막상 고발한 사람은 단 3명뿐이다.

실로 어안이 벙벙해지는 조사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사 기간이 된 그 4년에는 행정수도 이전, 혁신도시 건설 등 온갖 개발계획으로 말미암아 전국의 땅값이 춤추던 시기였다. 그런데도 ‘21만명 조사에 3명 고발’이라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정부가 줄기차게 주장해 온 대로 최근의 땅값·집값 폭등이 투기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면, 투기꾼 색출에 그 많은 비용·인력을 투입하고도 3명밖에 고발하지 못한 행정 당국의 무능과 ‘발본색원’ 의지의 결여를 온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21만명이라는 인원을 정밀 조사했는데도 실제로 투기꾼이 거의 없었다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근본발상부터 전면 재검토해야 함이 마땅하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부동산 투기 단속 실태를 총점검하고 보완책을 세우기 바란다. 일선 행정관서가 정부의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또 투기꾼을 처벌하는 데 법과 제도상 미비점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국민 대부분이 부동산 투기의 폐해를 절감하는데도 이처럼 ‘눈 가리고 아웅’식의 단속만 지속한다면 정부가 신뢰를 되찾는 길은 멀어지기만 할 뿐이다.

2006-06-12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