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석] 재건축문제 어떻게
수정 2006-05-15 00:00
입력 2006-05-15 00:00
●“재건축 자체 규제는 곤란”
재건축·재개발은 기성 시가지에서 주택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재건축에 대해 많은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재건축 자체를 규제하고 있다.
재건축 규제는 주택이 공공재이기 때문에 정당화될 수 있다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주택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의 특성을 지닌 공공재가 아니다. 재건축도 합리적 경제행위이지 도덕적으로 비난 대상이 아니다. 새 주택을 얻기 위해 토지 지분의 일정 부분을 처분하는 대가를 지불하며, 이는 시장원리에 따라 시장참여자(조합원 가구와 일반분양 가구) 사이에 토지 지분과 재건축 비용을 상호 교환하는 거래에 의해 이뤄지는 합리적 경제행위다.
재건축으로 인한 난개발 문제는 용적률 등 토지이용규제를 통한 ‘계획 규제’로 풀어야지 재건축 행위 자체를 규제해서는 ‘개발 규제’는 곤란하다. 기반시설부담금 부과는 토지이용규제에 이은 중복 규제다. 기반시설부담금 도입은 이에 상응하는 용적률 등 계획 규제의 완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한 정당화할 수 없다. 또 도정법상 재개발 등 다른 정비사업과는 달리 ‘정비기반시설이 양호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이므로 기반시설부담금 부과는 형식논리상의 모순도 초래하고 있다.
재건축이 자원의 낭비이므로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잘못됐다.‘편익’은 고려하지 않고 ‘비용’만 문제시 삼으면 안된다. 휴대전화나 자동차를 내구연한과 관계없이 바꾸는 행위를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는 있어도 강제로 이를 막을 수는 없다.
헌집을 새집으로 대체하는 재건축도 기본적으로 개인의 권리이자 소비자의 선택에 관한 문제이므로 그 자체를 공공이 규제할 수는 없다. 소형의무비율제도 연면적까지 제한하는 등 재건축에 대한 차별적 규제다. 주택 소유자가 자신의 주택을 헐고 새로 지을 때 새로운 주택의 규모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제약하는 처사다.
최막중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단기적 수요억제책 풀어야”
재건축 사업을 놓고 시장주의와 규제주의가 사사건건 충돌하는 것은 재건축을 규정하는 수익성의 논리와 공공성의 논리 사이의 골 깊은 갈등에서 시작됐고 재건축 사업 자체를 딜레마에 빠뜨렸다.
재건축을 둘러싼 시장주의와 규제주의가 대화하면서 절충점을 찾아가는 ‘상생하는 재건축’이 절실하다. 상생의 재건축이 되기 위해선 재건축의 새로운 원칙이 정립돼야 한다. 원칙은 재건축을 규정하는 수익성과 공공성의 조화를 말한다.
재건축은 도정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집값을 잡기 위해 소형평형 의무비율, 재건축 후분양제, 조합원지분전매금지, 임대주택 의무건립제도, 개발부담금제 등과 같은 단기적 수요억제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중장기적 수요를 예측하고 재건축을 통한 주택의 중장기적 공급 및 다른 계획과의 연계 추진 등 중장기적 계획 속에서 운영되지 못했다. 단기수요억제 중심의 불합리한 규제를 풀고 중장기적인 틀 안에서 안정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도시기본계획이나 관리계획의 일환으로 연계 추진하고, 택지개발정책이나 주택정책과도 연계돼야 한다. 재건축 방식의 다원화도 필요하다. 재건축 아파트 물량이 전체 아파트 건설의 36%를 차지한다. 서울에서는 절반을 넘을 정도로 재건축을 통한 아파트 공급의존이 크다. 반면 건축제도는 매우 경직되고 방식이 다양하지 않다. 공공성과 수익성 갈등, 수급불균형, 개발이익 편중을 막기 위해서는 재건축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
일대일 재건축 방식도 도입해야 한다. 민간주도 일괄매수 재건축방식 도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건축을 공급확대와 수요분산 어느 한쪽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재건축 수익의 적정률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개발이익환수제가 본격 시행될 단계에 있기 때문에 개발이익 자체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정당하게 환수하기 위해서는 재건축의 수익구조를 밝혀 사회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적정 수익률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용적률의 탄력적 적용과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평형은 다양화하되 선택도 다양화해야 한다. 소형평형비율의무는 현재보다 훨씬 더 탄력적으로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
2006-05-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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