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망명 탈북자 ‘정치 소모품’ 우려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을 도우려는 인권 및 종교 단체들의 ‘과잉 의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 정부가 탈북자들을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5일 탈북자 6명이 미국에 도착한 이후 로스앤젤레스 등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의 각종 단체들은 ▲탈북자 공동 기자회견 ▲북한 난민촌 건설 ▲북한인권법에 규정된 예산 2400만달러를 이용한 탈북자 정착 지원 등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관계자는 “탈북자들이 아직 공포감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상태에서 공개된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탈북자들은 아직 미국 상황 등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에 회견을 한다면 ‘코치’를 해주는 사람이 시키는 대로 답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탈북자 난민촌 건설과 예산 배정에 대해 “현재의 이민법 개정과 예산 처리를 둘러싼 의회 내 분위기로 볼 때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특히 탈북자 난민촌 건설은 미국이 아니라 아시아 국가에서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난민촌 건설 등을 비롯한 움직임들은 탈북자보다는 탈북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의 필요에 의해 추진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탈북자들이 미국에 도착한 즉시 미 정부의 역할은 끝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탈북자가 기자회견을 하는 등의 행위는 미 정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만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탈북자들을 면담한다면 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과 정착에 결정적 역할을 해온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탈북자들의 회견과 관련,“백악관 방문이 이뤄지면 워싱턴에서, 그렇지않으면 로스앤젤레스에서 할 것 같다.”면서 “이른 회견 때문에 탈북자들이 혼란스러워할 것을 우려했지만, 이들이 빨리 안정을 찾고 다음 정착 단계로 들어가려면 불가피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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