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 그림한폭] 박노수의 ‘강’
임창용 기자
수정 2006-04-18 00:00
입력 2006-04-18 00:00
不動, 자연과 하나됨이여…
“민간박물관이라는 게 보기는 그럴 듯해도 어려운 점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하기도 하고, 자료 하나 소장품 하나 모으고 관리하는 것이 참 외로운 작업이거든요. 처음에 열정을 갖고 하다가도 제풀에 꺾이기 딱 맞지요.”
김 관장은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초심을 잃지 말고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뜻이 그림에 담긴 것 같다.”고 해석한다. 그래서 일이 잘 안풀려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이 그림을 보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고.
그의 작품소재는 배, 바위, 노송, 노인, 소년 등 지극히 제한적이다. 색채도 적, 청, 녹, 백, 황 등 너댓가지만 들어간다. 하지만 그는 고도로 단순화되고 장식화된 화면을 통해 다른 사람의 그림에 없는 독특한 양식을 창조해냈다.
김관장이 보기에 미술사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문화사다. 인류는 문자가 있기 훨씬 전 선사시대에 이미 암각화, 벽화를 통해 문화를 기록했다.
문자시대 이후까지도 그림은 예술을 넘어 의사를 소통하는 실용적 역할을 했다. 그가 액을 막아주는 조선시대의 세화(歲畵)목판을 수집하는 등 그림을 좋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낚시든 여행이든 배를 탔다는 것은 곧 목적지가 있게 마련이라는 김 관장. 망망대해의 일엽편주에 앉은 고독한 인간이지만, 혼탁한 세상의 갈등에서 초연할 수 있는 인간정신의 우월성을 그는 굳게 믿는 듯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6-04-1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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