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B] “와!~ L-T 쌍포”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가 개막한 지 겨우 나흘이지만 도쿄발 ‘이승엽 열풍’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본 스포츠전문지들은 도쿄돔에서 열린 개막 3연전에서 나란히 2홈런 4타점씩을 쓸어담은 4번 이승엽(30)-5번 다카하시 요시노부(31·이상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LT포’라 일컬으며 온갖 미사여구로 칭송하기에 바쁘다.
스포츠호치는 3일 ‘이승엽-다카하시, 사상 최강, 개막 3게임에서 2번째 연속타자 홈런’, 산케이스포츠는 ‘파괴력 만점!거인을 승리로 이끄는 최강듀오’라고 표현했다. 특히 ‘스포츠닛폰’은 이들의 영문 이니셜을 따 ‘LT포’라는 애칭을 선사하며 벌써부터 최강타선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심지어 요미우리의 일본시리즈 9연패를 일궈냈던 전설적인 ‘ON포(오 사다하루-나가시마 시게오)’에 견주기까지 한다.
이승엽의 개막 3연전 성적은 타율 .500(10타수 5안타·공동2위)에 2홈런(공동1위) 4타점(공동2위) 7득점(1위).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거인군단 4번타자’라는 심리적 중압감과 낯선 도쿄돔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며 타격 전부문 상단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특히 4번타자에게 요구되는 클러치 능력은 물론, 삼진이 하나도 없고 볼넷을 3개나 얻어낼 만큼 정교함과 빼어난 선구안까지 뽐내 요미우리 수뇌부와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이승엽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가자 5번 다카하시도 동반 폭발을 일으켰다. 앞에 강력한 타자가 버티고 있으면 다음 타자는 투수와의 승부에서 한결 편한 것이 야구계의 정설. 지난 시즌 17홈런 41타점에 그치는 등 ‘거포’보단 중장거리 타자에 가까운 다카하시는 이승엽에게 견제가 쏠린 덕에 .333에 2홈런 4타점을 거뒀다.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 이승엽이 요미우리의 4번타자로 롱런하기 위해선 좌완투수에 대한 적응력을 확실히 입증하는 일이 남았다. 첫 시험무대는 4일부터 진구구장에서 열리는 ‘도쿄 라이벌’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원정 3연전.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를 거쳐 올시즌 일본으로 유턴한 정상급 왼손투수 이시이 가즈히사(33)를 확실하게 두들긴다면 이승엽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