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슈] 송파신도시 ‘토지임대부 주택분양’ 찬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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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진 기자
수정 2006-03-04 00:00
입력 2006-03-04 00:00
이해찬 국무총리가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송파신도시에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전세값 수준으로 내집마련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이란 토지 소유권은 정부가 갖고 건물만 파는 방식이다. 전·월세 형태로 토지임대료를 국가에 따로 내면서 일반 분양주택처럼 건물 소유권은 거래할 수 있다. 이 방식이 도입되면 분양가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땅값을 제외시킬 수 있어 아파트 값이 평당 500만∼6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판교 중소형 분양가가 평당 1100만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아파트 반값 공급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송파신도시에 이 방식이 도입되면 30평형대 아파트를 1억 5000만원(평당 500만원 가정)선에 구입할 수 있다. 지난달 서대문구 천연동에 입주를 시작한 주공 뜨란채 아파트 22평형 전셋값이 1억 4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세 수준 이하의 돈으로 내집 마련이 가능한 셈이다.

정부는 송파신도시에 한정적으로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송파신도시는 국공유지가 80%선이어서 조성원가가 적게 든다는 게 이유다.

주공 부설 주택도시연구원은 지난해 8월 ‘보증금 제도를 결합한 토지임대부 주택분양 방식’을 제안하면서 절반 가격으로 내집 마련이 가능한데다 토지소유권의 공공 보유로 개발이익 사유화를 막고 재건축 통제도 가능한 점을 장점으로 지적한 바 있다.

반값 아파트?… 반쪽 재원 마련이 문제

토지임대부 분양은 초기 사업비가 많이 들어간다. 업계는 송파신도시의 경우 분양가에 전가시키는 부지 조성비만 해도 최소 1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파트가 반값으로 분양된다면 나머지 반은 국가·지자체·사업시행자가 내야 한다. 건교부와 토지공사는 재정 문제를 걸림돌로 지적하고 있다.

토공 기획조정실 전략기획단 유영일 단장은 “국유지라 하더라도 건축부지로 활용되는 토지는 토공이 돈을 주고 정부로부터 사온다.”면서 “토지 매입비 이외에 기반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부지 조성비는 어디서 보전받느냐.”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회수가 가능하지만 당장 무슨 돈으로 다른 사업을 하느냐는 것이다. 건교부도 부대 이전비 등 토지 조성비에서 나올 자금을 어디서 구할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토지임대부 아파트가 땅에 대한 소유권이 없는 ‘반쪽짜리’ 아파트여서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팀장은 “강남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만든다면서 토지에 대한 권리를 임대 형식으로 분양할 경우 부자들이 과연 구입할지 의문스럽다.”면서 “중소형과 임대가 많아 부자들이 판교를 외면하고 강남과 분당에 더욱 집착해 집값을 올려놓았듯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한적인 도입은 필요

전문가들은 송파신도시 일부에 대해 토지임대부 분양을 시범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대건설 김경호 건축사업본부 상무는 “송파신도시는 국공유지가 많은 만큼 기반시설을 마련할 부지 조성비 문제만 해결된다면 일부에 한해 적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대통령비서실 참여혁신수석비서관을 지낸 박주현 변호사는 “비싼 땅값이 고분양가의 원인인 만큼 부분적으로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토지임대부 방식을 적용했을 때 집을 자산으로 여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선호도는 어떨 것인지, 거래 시장에서 사기 등 왜곡될 우려는 없는지 송파신도시에 일부 적용해 결과를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지은용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임대 형식이어서 중소형으로만 지을 경우 슬럼화 우려등 사회적 저항이 크겠지만 중대형으로 지을 경우 충분히 수요가 있다.”면서 “살 만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장기적으로 인식 전환을 이끌어 집값을 끌어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2006-03-0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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