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 (15)전통 목각(木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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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탁 기자
수정 2006-02-07 00:00
입력 2006-02-07 00:00
나무는 인류보다 일찍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왔다. 그만큼 나무는 오래 전부터 우리 조상들의 긴요한 살림살이와 생활 장식의 밑거름이 되어온 것이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독립 장인들이 나타나 다양한 나무 공예품들이 만들어졌다. 이 가운데 일부가 지금까지 문화유산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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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탈’의 특징은 한마디로 ‘해학’이다. 전반적으로 웃거나 놀란 표정으로 인간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경북 안동)
우리 ‘탈’의 특징은 한마디로 ‘해학’이다. 전반적으로 웃거나 놀란 표정으로 인간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경북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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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무형문화재 106호 각자장 기능 보유자인 철재(鐵齋) 오옥진(72)씨는 나무판에 글자를 새겨 넣는 각자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이다.(서울)
중요무형문화재 106호 각자장 기능 보유자인 철재(鐵齋) 오옥진(72)씨는 나무판에 글자를 새겨 넣는 각자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이다.(서울)
우리 문화유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불교문화재 가운데 가장 섬세한 작품으로 남아 있는 것은 나무를 재료로 삼은 불교 목공예품이다. 불교 목공예는 단순한 장인의 솜씨만 뽐낸 작품이 아니다. 신실한 불심이 마음에 가득한 이가 목물 하나하나마다 정성들여 깎고 다듬어 부처님의 신비스러운 영험을 넣은 것이다.

불교 목공예는 우리 민족의 특징인 단순 간결미에 우아한 아름다움을 더해 불교미술로서의 화려 섬세함을 갖추고 있다.

목판에 글씨와 그림을 새겨 넣는 서각(書刻) 역시 대표적인 불교 목공예다.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목판 인출본으로 꼽힌다. 또 팔만대장경은 불교의 융성과 더불어 경판 인쇄가 얼마나 활발했는지를 보여주는 서각의 백미(白眉)라 할 수 있다. 근대에 들어서 서각은 경전의 판본(板本)을 중심으로 하여 사찰과 고궁의 현판, 기둥에 부착되어 있는 주련, 비석 및 각종 공예품 등에서 볼 수 있다.

불상과 달리 서민들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고, 서민들의 정서가 녹아 있는 목각도 있다. 우리 조상들의 얼굴을 담고 있는 탈과 장승이 그것이다. 탈의 본래 의미는 ‘탈이 나다, 탈을 내다.’에서 찾을 수 있다. 질병이나 나쁜 잡신을 포함하여 자기의 행복, 희망을 방해하는 것들을 모두 막아주는 것이 바로 탈이다. 탈이 난 것을 탈로 막는다는 생각에서 우리의 조상들은 탈을 만들고 믿어왔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주력(呪力)을 키우기 위하여 부적처럼 몸에 지니기도 하고 얼굴에 눌러쓰기도 하였다. 생활과 친숙해지면서 놀이의 도구로 발전하기도 했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을 극복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자연 그대로의 원형에 동화되어 나무 한 그루에도 성스러운 혼령이 깃들었다고 믿어왔다.

장승은 마을 입구에 세워져 이정표와 수호신 역할을 해왔다. 액과 탈을 치유하기 위한 장승은 탈의 뿌리이다. 약이나 인위적 치료가 아닌 자연치유 능력을 우리 선조 스스로가 발견한 것이다. 마을마다 장승의 모양과 서는 위치가 다른 것은 지역마다 사람들의 기원, 소망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상상력·꿈·희망·기도의 상징물이 바로 탈이며, 장승인 셈이다.

이처럼 우리의 목각(木刻)에는 자연을 생활 속으로 끌어왔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미감(美感)이 그대로 담겨 있다.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온 조상들의 정신적 우수함은 이 땅에서 면면히 유지·전승되어 우리 문화의 저력으로 깊이 뿌리내린 것이다.

글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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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이 탁발수행(托鉢修行)을 다니면서 법당이 아닌 곳에서 예불을 올릴때 사용하던 휴대용 목불(목아 박찬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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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을 가득 담은 형상들이 장인의 솜씨에 의해 섬세하게 새겨진 목공예는 때로는 신비하고, 때로는 소박하고 해학적인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전해 준다.(목아 박찬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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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의 기본 형태는 나무에 인간 얼굴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하였으며 그 몸체에 이름을 새겼다. 천하 대장군(天下 大將軍)과 지하 여장군(地下 女將軍)이 한쌍을 이뤄 마을입구를 지키고 있다.(경북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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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문화재(제108호)인 불교 목공예가 목아 박찬수는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 신비의 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낱 볼품 없는 나무 조각이라 하더라도 그의 손이 닿으면 불보살로, 나한(羅漢)으로 바뀌기 때문이다.(경기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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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조각가 김종흥(52)씨는 세계 6개국에 장승공원을 조성, 우리 전통문화를 전파하는 ‘민간 외교관’ 구실을 하고 있다.(경북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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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별신굿 탈놀이와 하회탈을 있게 한 김완배(57)씨는 “전통을 이어가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애정을 갖고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의욕을 비쳤다.(경북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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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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