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순탁 교수가 본 ‘현대 공간이론’
수정 2006-02-03 00:00
입력 2006-02-03 00:00
개인 삶과 공간변화의 ‘스펙트럼’
이러한 공간과 공간변화에 대한 학문적 관심 또한 다양한 시각에서 전개되어 왔다. 공간이 인간의 활동에 어떤 의미를 주는가하는 다소 형이상학적인 접근이 있는가 하면 특정공간의 토지이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관리할 것인가 하는 매우 실용적인 논의도 많다. 공간변화를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보기도 하고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공간은 생산과 소비의 공간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도시를 집합적 소비단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국토연구원에서 발간한 ‘현대 공간이론의 사상가들’(도서출판 한울아카데미)은 이러한 이론적 전개들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이 책은 2001년 발간된 ‘공간이론의 사상가들’의 후속편으로 당시 다루어지지 않은 공간관련분야의 대표적인 이론가 38인의 삶과 학문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공간을 다루는 학문분야는 지리학, 도시계획학, 건축설계학, 정치경제학, 도시생태학, 사회문화, 지역개발 등 7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지리학분야에서는 현상학적 장소론을 주창한 인문지리학의 거장 에드워드 렐프를 비롯한 5인의 석학들의 학문세계를 소개하고 있고, 도시계획학분야에서는 20세기 대표적인 도시문명사상가인 루이스 멈포드를 비롯한 5인의 이론가를 다루고 있다. 건축설계학은 다른 이론에 비해 미시적인 관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넓게 보면 공간이론의 한 축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분야에서는 현대 건축의 거장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를 비롯한 5인의 거장을 소개하고 있다. 정치경제학분야에서는 시장경제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시장경제의 내적 모순을 지적하고 대안적 모델을 제시한 칼 폴라니를 비롯한 5인의 석학들을 다루고 있다. 도시생태학분야에서는 생태학적 원리를 도시에 적용하여 도시공간구조의 규칙성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으로 데니스 코스그로브 등의 이론을 다루고 있다. 사회문화분야에서는 사회문화적 변화와 공간변화간의 관계를 설명하려는 시도로서 프랑스 아날학파의 선구자 페르낭 브로델 등의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개발학분야에서는 지역문제의 다학문적 속성을 반영하듯 각 분야별 지역개발연구를 대표하는 6인의 석학들의 이론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인물 중심으로 현대의 공간이론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이론의 형성이 당시의 사회적 맥락과 인접분야의 사상의 동향 등에 기반하여 구축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이론소개로 보기에는 다소 미흡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특정이론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성장과정과 집필진의 학문적 교류 등을 통해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이 책의 발간을 계기로 공간이론에 대한 연구가 척박한 우리의 학문공동체에서 새롭게 해석되고 이해되어야 할 공간과 공간이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길 기대해 본다.2만 8000원.
<서울시립대 교수·도시행정학>
2006-02-0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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