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법칙 광고에도 숨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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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기자
수정 2005-12-27 00:00
입력 2005-12-27 00:00
‘만유인력의 법칙’,‘관성의 법칙’,‘원심력의 법칙’….

과학 시간의 머리 아픈 물리 이야기가 아니다. 어렵고 복잡한 과학의 법칙들을 TV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각종 법칙들이 광고 소재로 재미나게 탈바꿈됐기 때문이다.

먼저 관성의 법칙과 원심력의 법칙은 현대모비스의 기업 광고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산업재 기업으로 일반 소비자들은 평소에 접할 일도, 관심을 가질 일도 거의 없다. 그렇기에 현대모비스와 소비자들과의 관계를 쉽고 재미있게 해석해야 한다는 게 광고의 첫 번째 목표였다. 이런 까닭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법칙의 재발견’이란 컨셉트의 광고이다.

만일 모비스와 같은 자동차 부품 기술이 없었다면 도로 위의 많은 차량들이 ‘관성의 법칙’과 ‘원심력의 법칙’에 의해 서로 부딪치고, 추락할 것이라는 사실은 아마 어느 운전자도 상상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고 있지만 자연의 법칙을 극복하는 가장 극적인 부품기술이 바로 브레이크잠김 방지장치(ABS)와 차량자세제어장치(ESP)이다. 제동거리를 짧게 해줘 관성에 의해 차가 밀리는 현상을 극복해 낸 ABS, 회전시 차체의 흔들림을 전자 제어장치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줘 원심력에 의한 쏠림을 극복해낸 ESP기술을 광고 소재로 활용했다.

기술은 복잡하지만 광고의 내용은 매우 단순하다.

마주보고 있는 언덕에서 두 명의 남자가 바퀴 달린 의자에 실려 무서운 속도로 내려온다. 곧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던 두 명의 남자는 바로 앞에서 천천히 멈춘다. 그리고 뜨는 카피 한 줄 “관성의 법칙은 끝났다. 세상은 모비스의 법칙으로 통한다.”

또 의자에 실린 여자가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코너를 도는 장면으로 원심력의 법칙을 깬 모비스의 법칙을 설명한다.

기술은 자연의 법칙도 극복하여 운전자의 안전을 지켜낸다는 광고 기획의도를 더 잘 표현하기 위해 자동차 대신 의자를 활용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의자도 재미있는 발상이다.

또 한가지 코믹스럽게 풀이하고 있는 자연의 법칙은 바로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SK텔레콤은 현대생활백서 시리즈 2편 중 하나로 만유인력의 법칙편을 제작해 내보내고 있다. 광고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은 여자를 끌어당기는 휴대전화의 힘으로 재해석된다.

잠시 화장실을 가는 남자는 DMB폰 화면을 여자 쪽으로 살짝 돌려 놓고 자리를 비운다.

그사이 DMB폰을 훔쳐보던 여자는 결국 남자의 권유로 같이 화면을 보게 된다는 내용이다. 광고를 지배하는 법칙은 뭘까 궁금해진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2005-12-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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