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분양시기 속속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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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찬희 기자
수정 2005-11-16 00:00
입력 2005-11-16 00:00
주택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분양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고 있다.

‘8·31대책’ 이후 투기 수요가 사라지고 청약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분양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으로 유혹하고 있지만 수요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한 상태다.

연초 계획물량의 20~30% 연기

현대건설은 강남구 삼성동 영동 차관 아파트 2270가구 분양을 내년으로 미뤘다. 당초 11월 말 분양 예정이었지만 굳이 연내 분양을 강행하지 않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경기도 남양주 진접지구 아파트와 서울 성북구 월곡동 재개발사업, 청주 재건축 아파트 분양을 내년으로 연기할 방침이다. 내년으로 사업을 미룬 물량이 모두 2000가구에 이른다.

롯데건설이 짓는 서울 중구 황학동 1852가구도 분양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성북구 장위동 대명건축 611가구도 분양 일정을 내년 초로 연기했다. 알젠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분양 예정이었던 아파트를 내년으로 미루는 사업장이 서울에서만 무려 11곳 2200가구(일반 분양물량 기준)에 이른다. 지방 사업도 마찬가지다. 쌍용건설은 대구 범어동 사업을 내년으로 미루고 김해장유2차 사업도 해를 넘기게 됐다. 건설 업체는 분양이 연기된 물량이 연초 계획했던 물량의 20∼3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청약·계약률 저조…일단 미루고 보자

업체들이 분양을 연기하는 이유는 청약열기가 냉각된 탓이다. 어렵게 순위내 청약을 마감해도 계약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수두룩해 자칫 자금이 묶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경남 진주에서 공급된 아파트는 5000여가구. 이 중 미분양 물량이 1000가구에 이른다. 그나마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아 업체들은 자금난을 겪고 있다. 최근 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업체들도 설령 순위내 청약을 마감하더라도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져 계약률을 걱정할 판이다.

청약시장이 침체되면서 시행사들이 사업 추진을 미루는 까닭에 사업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경우도 많다. 인·허가 과정이 까다로워지면서 일정을 넘기기도 일쑤다. 굳이 연내 분양을 강행하면 시기를 맞출 수 있는 사업장도 한겨울 분양을 피하기 위해 시기를 내년 봄으로 미루는 사례도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 시기를 미루면 금융비용·관리비용 등이 증가하지만 아파트 분양시장이 워낙 침체돼 내년 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코니 확장이 허용되면서 한가닥 희망을 기대하는 업체도 더러 있다. 분양 뒤 설계변경승인 절차를 밟느니 차라리 조금 기다렸다가 확장된 발코니를 내세워 마케팅으로 연결해보자는 의도다.KCC건설은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주상복합아파트 107가구를 다음달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발코니 확장에 따른 대책 마련으로 분양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2005-11-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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