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목되는 토지 원가공개 첫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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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11-05 00:00
입력 2005-11-05 00:00
서울행정법원이 한국토지공사가 개발한 토지의 원가를 공개하라고 판결한 것은 영업비밀이라는 기업 이익보다 투명성 확보라는 공익이 더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투자기관의 행정 편의주의와 권한 남용 등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서도 토지 조성원가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인지 투명하게 밝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결문에서도 확인된다. 토지원가 공개를 처음으로 요구한 이번 판결이 집값, 땅값 부풀리기를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재판부도 인정했듯이 토지원가 공개는 집단민원을 야기하고 개성공단 개발 등과 같은 정책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껏 토공은 공익을 앞세워 땅장사에 혈안이 됐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여론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당기순이익을 2100억원이나 줄이는 분식회계를 했다가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되지 않았던가. 재판부의 판단을 빌리지 않더라도 자연을 훼손해 얻는 개발 이익은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옳다.

‘8·31조치’로 전국의 땅값과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아직도 과도할 정도로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갈수록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도 폭등한 땅값과 무관하지 않다. 뻥튀기식 택지비와 분양가가 집값, 땅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어떤 형태로든 원가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 업계가 내세우는 영업비밀 논리는 집값, 땅값 상승에 따른 폭리를 독식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정치권은 법원 판단의 연장선상에서 토지와 주택의 원가를 공개하는 법적, 제도적 협의에 나서길 바란다.

2005-11-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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