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첫걸음] 생각은 무엇을 먹고 자랄까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5-10-28 00:00
입력 2005-10-28 00:00
이번 주는 실제 아이들과 이루어진 독서토의의 모형을 소개한다. 독서토의는 책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해 다음 독서활동에 영향을 준다. 또한 다른 이들의 관점을 존중하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게 된다.

토의는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주제가 있고, 목적이 분명한 말하기이다. 아이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하되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이끄는 것이 교사나 부모가 할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토의자들의 능동적인 참여지만,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은 ‘너는 특별하단다(맥스 루카도, 고슴도치)’이다. 먼저 한 가지 과제를 주었다.‘특별하다’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는 것. 토의 중에는 메모를 하도록 했고, 마무리한 뒤에는 토의한 내용을 중심으로 논술문의 주제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했다.3학년과 5학년 두 아이와 토의했던 내용 일부를 정리했다.

엄마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들었니?

아이1 우리가 친구들을 왕따시키는 거랑 비슷하다는 생각이요. 똑같은 나무사람인데 점표와 별표를 붙여서 서로 왕따시키는 것 같았거든요.

엄마 왜 왕따를 시키는 걸까?

아이2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너무 잘난척 하거나, 지저분하거나, 공부를 못하거나 그런 거요.

엄마 사람은 누구나 단점이 있는 것 아닐까?

아이1 그건 그래요. 전 제가 생각해도 씻는 걸 싫어해요.

아이2 저도요. 우리에게는 모두 단점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어요.

아이1 지금 생각하니 단점보다는 장점을 얘기해주면 더 좋겠어요.

엄마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뭐였니?

아이들 특별하다는 말이요.

엄마 그래?그럼 특별하다는 게 무슨 뜻일까?

아이1 중요하다, 소중하다는 뜻인 것 같아요. 엘리가 펀치넬로에게 “너는 특별하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오잖아요. 그걸 보면서 펀치넬로를 만든 엘리에게는 펀치넬로가 정말 소중하고 중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2 엄마는 어떠신데요?

엄마 엄마는 특별하다는 말을 생각하면서 루시아가 떠올랐어.

아이2 저도요. 루시아에게는 점표나 별표가 하나도 붙지 않았어요. 루시아는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아이1 펀치넬로도 자신이 아주 특별하다는 것을 믿는 순간 점표가 떨어졌어요.

아이2 그러니까 우리는 모두 특별하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엄마 좋은 생각인걸. 그러면 “너는 특별하단다.”를 다른 말로 한 번 바꾸어 보자.“너는 특별해, 너는 중요해.”처럼 말이지.

아이1 너는 소중해, 최고야.

아이2 네가 최고야, 정말 멋져.

엄마 아주 좋은데. 우리가 한 얘기들을 정리해 보자.

아이1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모두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들이다.

아이2 맞아요. 세상에 나는 하나뿐이잖아요.

엄마 우리가 서로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겠지.

토의를 마무리하고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자(왕따의 문제)’와 ‘나는 특별한 사람(자아정체감과 자신의 꿈과 미래)’을 논술문의 주제로 잡았다.

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 전문강사 황복순
2005-10-28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