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급 인사태풍 불가피
●청와대와 검찰의 가교역할 주목
정 총장 내정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시 동기로 이른바 ‘8인회’로 이름 붙여진 모임의 한자리를 차지한 인물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의 ‘문민통제론’을 수용하고 청와대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며 검찰 내부 개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검찰의 독립을 지나치게 강조하지는 않으면서 이번 수사지휘권 파문과 같이 청와대와의 충돌은 피해갈 것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정 내정자의 숙제는 대통령 또는 수사 지휘권을 행사했던 천정배 법무장관과 ‘코드가 맞는’ 총장이라는 사실에 대한 소장 검사들의 불만을 앞으로 어떻게 잠재우느냐 하는 것이다.
지휘권 파동을 불러온 공안사범의 처리 관행과 공안부서의 변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정구 교수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할 경우 정 내정자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동일한 종류의 사건이라면 ‘불구속’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검찰 내부 강경파의 반발을 어떻게 진정시키느냐 하는 것이 정 내정자로서는 어려운 부분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문제와 관련해서는 협상 파트너인 허준영 경찰청장이 정 내정자의 경북고 5년 후배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학연만으로 어느 한쪽이 쉽게 양보하지는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법무부 검찰국장 등 교체될 듯
후배나 동기가 상관에 오르면 물러나는 관례에 따라 사시 17회인 정 내정자가 검찰총장이 되면 16·17회의 용퇴가 점쳐진다. 이들이 용퇴할 경우 총장 취임 이후 고검장·검사장급 인사폭은 7∼10명에 이르게 된다.
대검 중수·공안, 법무부 검찰국장 등도 일부 교체될 것으로 여겨진다. 서울중앙지검장 자리가 비면 후임으로는 문영호(18회) 부산지검장, 박상길(19회) 대구지검장, 임채진(19회) 법무부 검찰국장 등이 거론된다.
검사장 자리가 다수 공석이 됨에 따라 시험 동기생이 39명이나 있는 사시 23회의 승진이 예상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