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 삼성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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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두 기자
수정 2005-09-29 07:29
입력 2005-09-29 00:00
금산법 개정안을 놓고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삼성 태도’ 지적과 이건희 회장의 국감 증인 채택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은 삼성으로서는 금산법(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대한 어느 정도의 ‘성의 표시’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렇다고 강경한 시민단체의 금산법 개정안을 무조건 따라갈 수도 없다. 그럴 경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가 상당폭 불가피한 데다 삼성전자의 적대적 M&A(인수합병)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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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금산법 시나리오’

최선책인 재경부의 금산법 개정안이 물건너간 상황에서 삼성의 입맛에 맞는 개정안은 사실상 없다. 이 때문에 재계 안팎에선 삼성이 삼성카드와 삼성생명 문제를 분리 처리하는 일종의 ‘딜’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의 경우 삼성카드 보유 지분(25.64%) 외에도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충분한 데다 삼성전자의 지분 변동도 없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계산이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장은 “혹시나 이런 가능성에 대비해 1997년 금산법 제정 이전의 것도 포함시키는 금산법 수정안 청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또 지분 매각에 대한 유예기간 확보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의 금산법 발의안과 참여연대 입법 청원안의 큰 차이는 금융계열사의 5% 초과 지분에 대한 매각 유예기간이 6개월(참여연대)과 5년내(박영선 의원)라는 점이다. 유예 기간 5년은 차기 정권으로 넘어가는 데다 앞으로 예측 불허의 변수가 적지 않아 삼성이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출자총액제한제가 향후 폐지될 경우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과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7.26%)을 삼성의 다른 계열사에 얼마든지 매각할 수 있다. 금산법 개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삼성의 지배구조도 예측할 수 있겠지만 현재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는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M&A 가능성

삼성이 금산법 개정에 ‘법대로’를 고집한 것은 지배구조 변화로 인한 순환출자 고리가 느슨해지면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9월 현재 시티뱅크(9.57%)를 포함해 54% 수준. 반면 이건희(1.91%) 회장과 부인 홍라희(0.74%)씨, 삼성생명(7.26%), 삼성물산(4.02%), 삼성화재(1.26%)를 비롯한 우호세력 지분은 총 16.08%다. 여기서 금산법 개정에 따른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삼성생명 보유의 삼성전자 지분 2.26%(5% 초과분)를 매각해야 한다면 우호세력 지분은 13.82%로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적대적 M&A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대신 SK㈜와 소버린자산운용의 사례처럼 경영권 분쟁은 예측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90조원(보통주 기준)에 육박할 정도로 덩치가 큰 데다 M&A에 따른 시장의 부정적인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오너가의 지분율이 낮더라도 적대적 M&A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5-09-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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