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만에 받은 졸업장
26일 이화여대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은 이현숙(사진 왼쪽·48·기독교학과)씨와 김선금(오른쪽·46·사학과)씨는 제적된 지 20여년 만에 모교에서 졸업장을 받아 기쁘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화여대는 2004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민주화 운동으로 제적된 이씨와 김씨에게 우리나라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이씨와 김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졸업식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민주화를 외치며 학내를 뛰어다녔던 대학시절이 눈에 선하다고 전했다.
이씨는 80년대초 동아리연합회장으로 활동하다 제적됐으며 졸업한 뒤 10여년간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중·고생의 자녀를 둔 이씨는 “그동안 복학할 기회가 몇 차례 있었지만 사회생활과 육아에 쫓겨 지금은 평범한 엄마가 됐다.”면서 “20년이 흘러 졸업장을 받게 되니 격동 속에 보냈던 학창시절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씨와 함께 졸업장을 받은 김선금씨는 83년 학내 사복경찰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구속됐다. 이후 성남·안양 등 공장에 위장 취업해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10여년간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그러나 늘 경찰에 쫓기는 긴장된 생활로 건강이 악화돼 현재는 운동을 중단했다.
김씨는 “군부독재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대립하고 투쟁했던 80∼90년대와는 달리 이제 국민 모두가 함께 잘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면서 “학생 운동과 노동 운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학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공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