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붕괴요인 두가지 시각] 강봉균 당시 재경부장관 ‘대우 자책론’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박지연 기자
수정 2005-06-15 08:11
입력 2005-06-15 00:00
1999년 대우그룹 해체 때 재경부장관을 맡았던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은 14일 “대우그룹 해체는 정책 당국자들의 판단에서 비롯된

결과라기보다는 시장의 신뢰를 상실한 김우중 전 회장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라고 밝혔다. 정치권이 그룹 해체에 개입했다는 ‘대우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미지 확대


강 의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김 전 회장은 일개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국내의 2대 재벌 총수로 성장했고 세계 경영을 모토로

지구촌을 누빈 기업인이었지만 7년 전 외환위기 과정에서 대우가 붕괴의 운명을 맞게 한 주인공”이라고 규정했다. 분식회계·사기대출·해외 재산도피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전 회장에 대한 진위 규명은 일반 여론이 아니라 사법부가 맡아야 한다는 게 강 의원의 시각이다.

정책금융 지원했다면 국제지원 끊겼을것

강 의원은 대우 해체에 정치권이 개입했다는 일부 주장과 관련해 “시대 상황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IMF경제위기가 재벌 그룹과

금융기관의 동반 부실에서 비롯된 만큼 정부로서는 ▲부실기업은 부도를 내고 파산하게 하거나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경영주를 퇴진시키고 채권금융이

관리하는 소위 워크아웃 체제로 가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은 정부가 대우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해 주기를

바랐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만일 정부가 금융기관장을 소집해 대우에 정책금융을 지시했다면 국제 금융계는 한국이 외환위기의 원인을 치유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해 금융지원을 중단했을 것”이라면서 “설령 그랬다 하더라도 국내 금융기관들도 부실 채권을 정리해야 했기 때문에 정부의 지시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金씨 당시 전경련회장… 불이익 없었다

5대 재벌 가운데 유독 대우만 해체된 것에 대해 “재벌 구조조정은 전경련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추진됐다.”면서 “김 전 회장은 전경련

회장으로 이 모든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대통령을 비롯한 경제 장관들과도 가장 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우를 존속시키며 채무조정을 해주지 않았던 것은,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라면서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의 행장과 임원이 예외없이 퇴출당하고,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경우엔 손해배상 책임까지 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강 의원은 “대우그룹의 부실책임은 이미 대법원도 판단을 내린 만큼, 이제 김 전 회장과 관련된 사항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2005-06-15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