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씨 귀국] 수감 각오하고 귀국 왜?
측근들은 우선 대우 사태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에 자극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했다. 대법원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파렴치범으로 몰아붙인 데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더이상 귀국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분식회계는 인정하지만 재산 도피나 사기 행각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법정을 통해 밝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귀국을 타진한 시기가 지난 4월29일 대우 사태와 관련,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직후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대우 사태와 관련, 전직 임원들에 대한 ‘마음의 부담’도 귀국을 결정케 한 요인으로 보인다. 전직 임원들이 실형을 받은 것을 비롯, 모든 대우 직원과 계열사의 명예가 땅에 떨어졌는데도 자신만 해외에서 떠돌아서는 안 된다는 기업가 정신이 늦게나마 마음을 움직였을 것으로 보는 견해다.
피폐해진 심신도 귀국을 서두르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여러 차례 수술과 치료를 받은 데다 칠순의 나이에 건강이 악화돼 떳떳하게 치료를 받기 위해 귀국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정치권 교감도 그럴듯하다.
그가 밝혔듯이 국민의 정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출국했다면 새 정부 출범 이후 사법 처리 수순과 수위가 어느 정도 조율됐지 않았겠느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대우 사태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도 그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으로 보인다.
옛 대우인들의 모임과 386세대 가운데 대우에 입사했던 운동권 출신들이 주축이 된 세계경영포럼 등의 ‘김우중 재평가’ 작업도 귀국 결정에 보탬을 주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과 정세용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타계와 경제인 사면 등 우호적인 분위기도 김 전 회장으로 하여금 귀국을 결정케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