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방에 달빛 들면/송시열·이인상 등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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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4-30 00:00
입력 2005-04-30 00:00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동안 가장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사건은 ‘배우자의 죽음’이라고 한다. 평생의 동반자가 되어 동고동락하다 죽음으로 헤어지는 일은 견디기 힘든 일임에 틀림 없다.

그렇다면 엄격한 유교문화 한가운데 있었던 조선시대 선비들은 배우자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축첩이 공공연하게 인정되던 사회였던 만큼 혹시나 배우자 죽음을 담담하게, 무심한 척 받아들이지는 않았을까? ‘빈 방에 달빛 들면’(송시열·이인상 등 지음, 유미림 등 옮김, 학고재 펴냄)은 이처럼 조선 선비들이 아내의 영전에 바친 제문을 번역해 묶은 책이다. 조선 중기 대학자인 송시열, 서출로 태어나 현감벼슬을 지낸 이인상 등 49인의 제문을 담았다.



‘아, 나와 당신이 부부가 된 지 올해로 53년이 흘렀소. 못난 사람과 짝이 되어‘(송시열),‘굶주리는 가운데서도 책은 팔지 않아 내 우직함을 지켜주었고, 추울 때도 꽃나무는 때지 않아 내가 측은지심을 지닌 채 살아가게 해 주었소’(이인상). 지엄한 선비에게 어떻게 이런 곡진한 정이 숨어 있었을까. 수백년 전의 글임에도 애도의 염이 간절해 가슴을 저미게 한다.1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5-04-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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