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에 귀 기울일 따름” 추기경들 침묵의 맹세
수정 2005-04-19 07:28
입력 2005-04-19 00:00
이날 벌써 5000여 순례자와 관광객들이 굴뚝을 바라볼 수 있는 성베드로 광장에 모여들었고 교황이 선출될 것으로 점쳐지는 20일을 전후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한 차기 교황으로 거론되는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은 이날 오전 성베드로 성당에서 콘클라베에 앞서 마지막으로 개최된 특별미사를 집전하며 가톨릭에 닥친 위협에 대해 경고했다. 보기에 따라선 다소 위험한 발언이다. 라칭거 추기경은 “‘절대 진리는 없다.’는 상대주의의 전횡이 자행되고 있다.”며 “오늘날 근본주의라는 모략을 당하는 교회의 신조에 기초해 명확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신앙에 대한 위험으로 간주한 것은 분파주의, 마르크스주의와 같은 이데올로기, 자유주의, 무신론, 불가지론과 상대주의였다.AP는 라칭거 추기경이 콘클라베에 들어가기 직전 다른 114명의 추기경과 주교들, 일반 신도들에게 경고성 발언을 날린 배경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미사를 마친 추기경들은 콘클라베 개최 장소인 시스타니 성당으로 이동, 오후 4시30분(한국 시간 오후 11시30분) 침묵의 맹세를 하고 투표권이 없는 원로 추기경으로부터 신성한 의무에 관한 강론을 들었다.
그후 라틴어로 “에스트라 옴네스(모두 나가달라.)”라고 외치는 소리가 울려퍼짐으로써 콘클라베가 시작됐다. 첫날 추기경들이 투표에 곧바로 들어갔는지는 분명치 않다. 추기경들이 다음날로 연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기경들은 전날 숙소로 쓰이는 산타 마르타 호텔에 들어서면서 기도책과 숙소에서 먹을 스낵 외에 CDP와 헤드폰까지 지참한 경우가 있었다고 일간 라 스탐파가 보도했다. 이들 품목은 긴장 해소용으로 반입이 허용됐다. 추기경들은 일절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러나 17일 오전 일요미사를 드렸던 몇몇 추기경은 취재진에 콘클라베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내비쳤다. 플로렌스 대주교인 엔니오 안토넬리 추기경은 “새 교황은 이미 하느님에 의해 선택됐다. 우리는 다만 누구인지 알게 해달라고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 언론은 LA타임스를 인용해 콘클라베에서 힘을 합치는 유럽의 추기경들과 달리 중남미 출신 추기경들은 분열된 양상을 보이며 유럽 추기경들의 편에 서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5-04-1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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